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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는 반도체 원판(웨이퍼)에서 칩을 절단한 후 검사하는 비전 플레이스먼트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이어간다. 이어 전자기기 내 전자파를 막기 위해 반도체에 금속을 입히는 EMI 실드 장비를 2016년에 출시했다. 이 장비는 최근 5G(5세대 이동통신) 확대와 함께 반도체 공정에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올해 EMI 실드 장비에서만 1200억원 이상 수주를 예상한다”며 “지난 2018년 기록한 매출액 2171억원을 올해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방산업 투자가 위축되는 등 악재 속에서도 일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이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 관심이 쏠린다. 이들 업체는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신사업에서 성과를 올리는 한편, 중국 등 코로나19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등 전략을 구사하며 호실적을 일군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엘아이에스(138690)가 올해 2분기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보다 두 배 가까이(89%) 늘어난 74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02% 증가한 68억원이었으며, 당기순이익은 35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엘아이에스는 레이저 절단장비(커팅시스템)와 탈부착(리프트오프) 장비 등 레이저 관련 장비에 주력한다.
엘아이에스는 올 상반기에 중국 등지에 디스플레이 장비를 활발히 수출하면서 호실적을 일굴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차이나스타(CSOT)와 315억원, 지난 5월에는 비오이(BOE)와 480억원 규모로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엘아이에스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책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디스플레이 투자를 활용한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엠에스(DMS(068790)) 역시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해 호실적을 거둔 사례다. 디엠에스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485억원보다 23% 증가한 59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억원에서 86억원으로 28%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14.5%에 달했다. 디엠에스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활발한 수주 활동을 전개했다”며 “아울러 장비에 쓰이는 부품 조달 전략을 바꾸는 등 노력을 통해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엠에스는 차이나스타와 비오이 등으로부터 세정장비와 현상장비 등 디스플레이 장비를 활발히 수주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차이나스타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318억원의 장비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국내와 함께 중국에서 OLED 등 디스플레이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비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어떤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장비업체 간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유진테크(084370), 유니테스트(086390) 등 상당수 장비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역성장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올 하반기에도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 품목을 내수시장 위주로 공급하는 장비업체들은 올 하반기에도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며 “반면 오랜 기간 중국 등 새로운 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해 온 업체나 5G 등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수요가 활발한 분야에 대응하는 장비 등을 확보한 업체들은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