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주식시장 강타..100대 기업 시총 `3분의1` 증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60일 간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의 시가총액이 ‘3분의 1’이나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시가 총액은 895조원에서 629조원까지 떨어져 두 달 사이에 266조원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주가도 평균 32.8%나 떨어졌고, 20개 업종 중 7개 업종은 주가가 평균 40% 넘게 폭락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국내 완치자 수가 치료 중인 확진자 수를 역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초를 기점으로 서서히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20개 업종별 매출 상위 5위 기업)의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일 대비 60일 기준 주가 및 시가총액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이후 60일이 되는 지난 20일 상장사 100곳의 시가총액은 629조 85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 나타난 1월 20일 895조 8895억원보다 226조 296억원(-29.7%) 줄어든 금액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한 시점(3월 12일) 이후 8일 간 시가총액은 91조 8555억원(-12.7%)이나 더 주저앉다. 한국CXO연구소는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달 마지막 주에는 시가총액 600조원을 방어하기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20개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全) 업종 모두 시가총액이 급락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전자 업종을 대표하는 국내 5개 전자 업체의 시가총액만 60일 사이 126조원(465조원→338조원) 넘게 떨어졌다. 자동차(27조 9911억원), 금융(19조 129억원), 석유화학(16조 8443억원), 정보통신(15조 6533억원), 금속철강(13조 9164억원), 조선(10조 316억원) 업종도 10조 원 넘게 시가총액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두 달 사이에 주가 역시 20개 업종 모두 하향 곡선을 그렸다.

조사 대상 상장사 100곳 중 개별 기업 주가가 60일 사이에 반토막 난 곳도 15곳이나 속출했다. 기계업종에 속하는 현대건설기계(267270)는 무려 60.2%나 떨어져 1월 20일 3만 1000원에서 3월 20일에는 1만 2350원으로 하락했다. 또 롯데하이마트(071840)(-57.2%), 현대제철(004020)(-55.1%), 삼성생명(032830)(-54%), 태평양물산(007980)(-53%), 롯데쇼핑(023530)(-52.9%), 대우조선해양(042660)(-52.8%), 한세실업(105630)(-52.7%) 등도 주가가 반토막 넘게 빠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향후 주가는 지금보다 더 내려갈 수도 있지만 누적 확진자 중 완치자가 치료중인 환자수를 역전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3월말(29일 전후)에서 4월초(5일 전후) 사이를 기점으로 주가는 내리막보다는 증가세로 돌아서는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면서도 “앞서 전망도 향후 2주 이내에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에 따른 예측이고 2주 사이가 국내 주식 시장의 방향을 가늠짓는 매우 중요한 1차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