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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두 시간 뒤인 오전 11시 11분 11초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일원에서 ‘2018 대전 맨몸마라톤대회’가 성대하게 개막했다. 대전·세종·충청의 주류기업인 맥키스컴퍼니가 주최한 이 행사는 지난 2016년에 시작해 올해가 세번째다.
대회명처럼 남성 참가자들은 상의를 벗고 여성은 브라탑 등 간편한 복장으로 대전 엑스포다리부터 유림공원을 거쳐 출발지점까지 7㎞에 이르는 코스를 달린다. 겨울 추위가 한창인 1월 맨몸으로 뛰어야 하는 이색적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2500여명의 건각들은 이날 대전을 찾았다.
참가자들은 대전 갑천변 일원에서 겨울의 풍광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인 양세우(88·대전 중구 오류동) 예비역 육군대령은 맨몸마라톤을 시작한 2016년부터 3회 연속 참가해 7㎞ 코스를 완주했다.
양 씨는 “매일 10~20㎞씩 대전의 3대 하천인 갑천과 대전천, 유등천을 걷거나 달리면서 건강을 챙기고 있다”며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이 나를 보고 용기를 얻고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곧 국가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전시민들과 국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계속 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최연소 참가자인 김성군(4)군은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대구에서 올라왔다.
김 군은 “마라톤 코치인 이모의 권유로 지난해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며 “마라톤이 재미있다. 올해는 트로피를 한 10개 정도 받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그는 전국 규모의 마라톤 대회에 4회 정도 참가해 10㎞ 코스를 1시간 10분대에 주파한 기록을 갖고 있는 마라톤 신동으로 꼽힌다.
마라톤을 통해 행복을 찾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인 고준일(64·대전 서구 도마동) 씨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아 좋은 기를 받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며 “마라톤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고 동호회 회원들의 도움으로 일주일 1회 정도 함께 운동하고 있다. 뛰는 동안 살아있다는 것에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41세때부터 시각을 잃었다는 고 씨는 “지금보다 기록을 단축해 좀 더 잘 달리고 싶은 것이 새해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은 “마라톤은 신이 준 최고의 보약”이라며 “친환경 과학도시 대전을 알리고 앞으로도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실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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