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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는 단말기 보조금은 물론 출고가도 서로 다르게 책정하며 차별화된 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용폰이 아님에도 이통사가 자비로 출고가를 낮춘 이번 사례는 매우 드문 경우다.
지난 21일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SK텔레콤 등 이통3사는 넥서스5X의 출고가와 지원금을 모두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월정액 10만원 요금제 기준 공시지원금을 상한선인 33만원으로 책정했다. 월정액 6만원대 요금제일 경우에는 총 22만4000원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이 책정한 넥서스5X 출고가는 16GB 50만8200원, 32GB 56만8700원이다.
반면 KT는 출고가로 승부수를 띄웠다. KT는 넥서스5X 출고가를 SK텔레콤보다 3만3000원 낮은 가격으로 정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공시지원금을 최대로 지급하고도 출고가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KT가 공개한 지원금은 SK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이다. 월정액 10만원 요금제 기준 24만2000원, 6만원대 요금제에는 21만2000원을 지원금으로 책정했다. 이 경우 실판매가는 19~40만원 사이로 형성된다.
가장 늦게 출고가와 지원금을 공개한 LG유플러스는 KT와 같은 출고가를 선택했다. 자비로 출고가를 낮춘 KT의 강수를 따라간 것으로 추측된다.
이통사들이 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차별화하는 일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지만 출시와 동시에 서로 다른 출고가를 제시한 일은 거의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넥서스5X와 같은 사례는 단통법 시행 후 사실상 처음이다”며 “이통사가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유통 전략을 선보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넥서스5X의 차별화된 출고가는 KT와 LG유플러스가 재량을 발휘한 특수 사례다”라며 “이를 통해 이통3사는 스마트폰 출고가의 민낯을 드러낸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
전용폰도 아닌 넥서스5X에 이통사들이 최대지원금과 출고가 인하 등으로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저가폰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입자를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전략적 중저가폰이 필요한 이통3사에 가격대비 최고의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넥서스5X’가 제2의 ‘루나’폰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