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관광사업 성공사례 탐방①] 엽서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판매하는 기업, 히트콤

강경록 기자I 2013.07.03 14:50:40
히트콤의 임직원(사진 왼쪽부터 신윤호 생산관리 팀장, 심화용 사장, 이종록 기획총괄이사)가 사진 엽서를 들고 있다
심화용 히트콤 사장
심화용 히트콤 사장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실현이다. 관광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관광 산업에서도 창조경제 실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 대표적이다. 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 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공모전이 열린 3년 간의 성과는 눈부시다. 지난해까지 1331개 팀이 출품해 그 중 80개 팀의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이들 중 사업화에 성공한 아이디어는 52개에 이른다. 올해도 1004팀의 사업아이디어가 출품돼 88개 팀이 수상하는 등 나날이 공모전의 관심과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데일리와 한국관광공사는 수상자들의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 관광산업의 변화와 창의성을 불어넣고 있는 모습들을 살펴보았다. <편집자주>

처음 소개할 곳은 히트콤이다. 히트콤은 ‘2012년 창조관광사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업체다. 이제는 추억으로 남은 ‘엽서’를 ‘여행’과 접목시켜 사업화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수장인 심화용 대표(28·사진)는 “스마트 기기가 널리 확산되면서 누구나, 어디서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과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기가 어려운 노인 분들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마음을 전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우리 회사는 사진엽서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소중한 이에게 전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히트콤의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스마트 기기로 축제나 여행지 등 담고 싶은 사진을 찍어 어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하면 이를 사진엽서로 만들어 배송해 준다. 신희섭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팀장은 “히트콤의 아이디어는 축제나 여행지를 감성적 마케팅 기법으로 홍보할 수 있는 매우 참신한 아이템”이라며 “올 5월에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인증을 받아 기술력, 사업성 등을 인정받는 등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고 밝혔다.

▲감성이 상품이다

히트콤의 상품은 감성이다. 엽서로 느끼는 감성은 손 편지나 엽서를 받아 본사람이라면 안다. 정성스레 쓴 손 글씨와 편지지에 담긴 내용, 그리고 상대방이 생각해서 고른 편지지 등 편지, 엽서 한통에는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기에 받는 이에게 더욱 애잔한 감동을 전달하기도 한다. 히트콤의 엽서는 단순한 엽서 한장이 아닌, 추억과 감동을 전달하는 ‘마음의 메신저’인 셈이다. 어느 날 받게 될 한통의 엽서를 통해 발신인이 느꼈을 여행지에서의 감흥과 잔잔한 생각들, 그리고 감정들이 그대로 누군가에게 전해질 것이다. 스마트해져 버린 요즘세상에서 마음의 메신저인 ‘엽서’가 전하는 기다림의 의미와 감흥은 돈으로 주고 살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히트콤은 스마트 기기라는 수단을 활용해 현대인들이 잊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엽서라는 통신 매체와 사진과 여행이라는 컨텐츠를 엮어 상업화 한 것이다. 심 대표는 “디지털화 된 기기들과 컨텐츠들이 많아 질 수록, 사진엽서와 같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과 시장의 욕구는 더 커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엽서

히트콤의 상품이 ‘감성’이라면,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개인과 단체로 나눠진다. 히트콤은 소비자에 맞춰 상품을 개발했다. 개인 또는 여행객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포토투러브(Photo2Love)’상품과 지역축제, 기업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포토투리얼(Photo2Real)’상품이 그것이다. 포토투러브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든 이용가능하다. 고객이 스마트 기기을 이용해 직접 찍은 사진을 히트콤의 제공하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송하면, 실제 엽서로 만들어 배송해 준다.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특별한 엽서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서비스는 포토투리얼이다. 쉽게 말해 ‘인증샷’과 같은 개념이다. 축제나 박람회, 전시장 등 행사장 현장에서 관람객이 직접 찍은 사진을 사진엽서를 제작해 관람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두 서비스 모두 개발은 완료된 상태. 그 중 포토투리얼의 반응은 기대이상이다. 올 2월에 열린‘2013 평창스페셜올림픽’에서 1711명의 참가 선수들에게 4997장의 사진엽서로 평창에서 느꼈을 감동을 전해주었다. 또‘2013 내나라 여행박람회’에서는 박람회 참관객들에게 사진엽서를 제작, 일반적인 박람회가 아닌 추억으로 남는 박람회로 만들었다. 3월에는 케이아이알디의 태블릿PC 홍보, 알톤스포츠의 전기 자전거 홍보 프로모션, 5월엔 이화여대 MICE JOB FAIR와 연세대 맥주시음 행사,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신학심포지엄과 6월에는 한국 마이스 산업전과 관광산업 채용박람회, 보령머드축제, 북촌뮤직페스티벌에서 수많은 고객들에게 사진엽서를 전달하는 등 사진엽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나날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심 대표는 “평창스페셜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나 국내 행사들에서 참관객들의 마음에 남는 기념품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사진 엽서는 세상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하나 뿐인 기념품으로, 소중한 이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젊은패기+톡톡 튀는 아이디어

히트콤의 급격한 성장 배경에는 젊은 패기로 뭉친 청년들의 도전정신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 그리고 한국관광공사의 지원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심화용 대표는 “학생 신분이라는 신분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창조관광사업 공모전 수상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많은 지원을 해 주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 “각종 교육은 물론 제품을 상용화 하는 과정에서 자금적으로도 지원해 주었다. 또 같은 창조관광사업체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은 물론 법률적 상담, 후원사 미팅까지 신경써 주는 등 초기 사업자들에게 필요한 지원으로 사업 초기 큰 도움이 되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최근 ‘창조경제’라는 말과 ‘융합’이라는 단어가 종종 눈에 띈다. 히트콤의 사례처럼 ‘창조’와 ‘융합’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여행과 엽서라는 서로 전혀 다른 컨텐츠이자 산업이지만 이를 하나의 컨텐츠로 때로는 사업으로 엮어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창조’이자 ‘융합’이다. 히트콤의 사례는 젊은 청년들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여행 산업의 규모와 개념을 넓히는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다른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고 좋은 일자리 창출로 연계한다는 ‘창조경제 실현계획’과도 부합된다. 히트콤과 같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히트콤의 상품인 ‘포토투리얼’. 보령머드축제를 즐기고 있는 여행객들의 모습을 사진엽서에 담아 여행객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되고, 축제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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