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셀트리온 사태 새 국면 맞나

김도년 기자I 2013.05.15 14:28:17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경영진이 회사 경영보다 주가관리에 더 열을 올리는 건 이해가 안돼요.”(금융당국 고위관계자)

코스닥 1위 기업 셀트리온(068270)에 대한 금융당국의 반응이 심상찮다. 당국은 현재 셀트리온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이유로 수차례 자사주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주가조작을 한 일이 없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재칠 소액주주동호회 대표가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500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통정매매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통정매매란 주식을 사고파는 두 사람이 가격과 종목, 물량 등을 담합, 부당 이득을 얻는 행위를 말한다.

경영자가 투자자 대표와 채무관계로 얽히면서, 미공개 기업정보가 새어나갔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정매매 혐의는 검찰에서 휴대전화 통화 기록만 조회해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셀트리온 측은 “시장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모두 설명하겠다”면서 “금감원 조사로 사실 여부가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이 실제로 불공정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떠나 주가조작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코스닥엔 충격이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코스닥 대장주로 바이오 벤처산업의 희망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정당국도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할 터다. 신속하게 증권범죄를 수사하겠다고 큰소리를 친 합수단은 고작 첫 번째 적발 성과로 꼽은 사건이 이미 5년여 전에 벌어진 엘엔피아너스 대주주의 주가조작 사건인 걸 보면 5년 동안 주가조작 수사엔 손을 놓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군(君)다이 신(臣)다이 민(民)다이 하날단 나라악 태평하니잇다.’ 임금과 신하, 백성이 자기 본분에 충실해야 나라가 태평성대를 누리게 된다는 신라시대 향가 구절처럼 정부는 생색내기식이 아니라 제대로 시장을 감시하고, 경영진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와 인재 관리에 최선을 다하며, 투자자는 공정한 룰 안에서 투자를 한다면 증권시장도 태평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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