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SK텔레콤과 KT의 주파수 확보 경쟁을 지켜보는 LG유플러스 심경은 남다르다. 일찌감치 2.1㎓ 대역을 거머쥔 상황에서 두 회사가 1.8㎓ 확보를 위해 치열한 주파수 경매에 나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SK텔레콤과 KT가 동시 입찰한 1.8㎓ 대역 주파수 경매가는 7327억원까지 올랐다. LG유플러스가 가지게 된 2.1㎓ 대역의 가격은 4455억원으로, 지금까지만 보면 경쟁사보다 약 3000억원을 `세이브`한 셈이다.
LG유플러스(032640) 관계자는 24일 "두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경매)하는 것인데 출혈경쟁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이번에 단독으로 가져오게 돼 다행이라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가난의 대물림`이란 용어까지 동원하며 주파수에 대한 한(恨)을 토로해 왔다. 좋은 주파수를 받지 못해 3G 서비스에서도 뒤졌고 경쟁사보다 스마트폰 출시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6월 정부가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LG유플러스에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2.1㎓ 대역을 배정(단독 입찰)했다. 세계에서 3G 서비스에 가장 많이 사용되며 추후 4G(세대) LTE(롱텀 에볼루션)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주파수 확보전에서 `무혈입성` 한 것이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최근 입찰이 진행되는 1.8㎓ 대역의 경매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칫 경쟁입찰이었다면 단독입찰로 치른 비용보다 크게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우리가 SK텔레콤-KT가 벌이는 경매 경쟁에 참여해야 했다면 그만큼 금액을 베팅할 수 없었을 것이며 또 다른 가난의 대물림이 발생할 수 있었다"며 "자율경쟁이 다 좋은 것이 아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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