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택 "남북 정상회담, 아무것도 모른다"

이숙현 기자I 2009.10.23 17:50:17

통일장관, 정상회담 `모르쇠` 일관
"핵 문제 남북간 테이블에 올려놔야"

[이데일리 이숙현기자] 남북 정상회담 사전접촉설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의 주무부처라고 할 수 있는 통일부 현인택 장관은 이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다만 어떤 수준이든 남북회담이 열린다면 핵 문제 해결이 주요한 의제로 들어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인택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상회담이 루머냐, 사실이냐는 여야 의원들의 집요한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 "확인해줄 수 있는 사안은 없다" 등의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또 故김대중대통령 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과 접견했을 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얘기가 있었느냐"는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의 질문에 "정상회담이라는 네 글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북측이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 질문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말하기 힘들다"고 비껴갔다.

정상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느냐는 박주선 민주당 의원 질문에 대해서는 "정부 그리고 대통령이 누차에 걸쳐, 필요하면 언제 어디서든 어떤 차원에서든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려왔다"며 "남북문제를 진정으로 풀 수 있다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이어갔다.

현 장관은 정상회담의 전제조건과 관련 "북핵 문제의 해결과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이 중요한 문제"라고 말하고 "어떤 수준이든, 남북간 테이블에서 핵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재차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가정을 가지고 구체적인 것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년 11월 열리는 G20 회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청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개최 당시에 김 위원장 초청을 추진한 바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 `신뢰도`의 바로미터로 생각하고 있는 6.15 및 10.4 공동선언에 대한 현 정부의 입장을 묻는 무소속 정동영 의원 질문에 그는 "기존에 남북기본합의서 그리고 6.15, 10.4 선언을 포함해서 이를 존중하고 남북이 테이블에 앉게 되면 이행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이 "(남북관계 상징이라 할 수 있는) 6.15와 10.4 선언을 `포함해서`라고 흘려서 말했다"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재차 추궁하자, 현 장관은 "흘려서 말한 것이 아니다"며 기존 대답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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