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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쇄신안)삼성생명 콘트롤타워 위상 더 높아질듯

김춘동 기자I 2008.04.22 15:49:08

전략기획실 해체로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삼성그룹이 예상보다 강도높은 쇄신안을 발표함에 따라 삼성생명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계열사 독립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삼성생명과 화재, 증권, 카드 등의 경영기조 보다 뚜렷해지고, 분명해질 전망이다.
 
제조업 중심인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에 따라 그 동안 보수적인 경영으로 일관해온 일부 계열사의 경우 보다 공격적인 행보도 예상된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자율경영 확대에도 불구하고 금융 계열사의 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삼성 금융계열사도 자율경영 확대

삼성그룹의 쇄신안에 따라 이건희 회장이 후선으로 물러나고, 전략기획실이 해체될 경우 다른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금융 계열사 역시 경영 자율성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그 동안 유·무형으로 그룹 전략기획실의 통제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사장과 임원 인사가 철저하게 그룹 차원에서 진행됐고, 일부 계열사의 경우 경영전략 역시 그룹의 전체적인 필요에 따라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번 쇄신안이 그대로 실행될 경우 인사와 경영전략 수립에 있어 상대적으로 개별 계열사들의 운신의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령 삼성증권의 경우 그 동안 자기자본투자(PI)나 장내파생상품 투자 등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자산관리와 펀드판매 등 리스크가 거의 없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려왔다. 하지만 독립경영이 강화되고 평가기준이 성과베이스로 바뀔 경우 경영패턴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조율기능이 약화될 경우 개별 계열사 입장에서는 고정된 그룹물량이 사라지고, 전략적인 시너지 효과도 줄어들면서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삼성생명 회장으로서 금융 계열사를 관장해왔던 이수빈 회장이 삼성그룹 대표로 이동한 만큼 전체적인 방향성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컨셉이 바뀐 만큼 파급효과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다만 그 동안 독립경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전략기획실이 폐쇄되면 아무래도 계열사의 자율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삼성생명 위상 더 높아질 듯

개별 계열사의 자율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의 위상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삼성그룹 대표를 맡게 된데다 전략기획실이 폐쇄될 경우 금융 계열사중 맏형격인 삼성생명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비금융 자회사를 허용하는 등 보험지주회사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삼성생명은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삼성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사장이 물러나게 된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 위상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그룹측이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매각차익도 기대되고 있다.

한편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과 배원호 삼성증권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후임 인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오는 6월말까지 현재 상태를 유지한 이후 계열사 자율로 재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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