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장남, 청와대 입구서 ''봉변''

조선일보 기자I 2005.09.23 17:41:18
[조선일보 제공] 노무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청와대 입구에서 경호실 요원들의 실수로 찰과상을 입는 ‘봉변’을 당했다고 시사주간지 일요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일요신문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7시 30분쯤 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로 간 건호씨가 신분 확인 작업을 마친 후 경내로 진입하려는 순간, 차량 진입 차단 장치인 일명 ‘델타(Delta) 시스템’이 갑자기 작동했다.

이 신문은 청와대의 소식통을 인용, “그날 청와대 입구에서 경비를 서던 101경비단 소속 요원들이 건호씨 차량이 지나가는 순간 델타 시스템 작동 버튼을 잘못 눌러 차량이 파손됐고, 건호씨도 찰과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사고 발생 후 건호씨는 대통령 주치의로부터 치료까지 받았다고 일요신문은 덧붙였다.

델타 시스템은 평상시엔 지표면 아래에 ‘잠복’해 있다가, 비상시에 버튼을 누르면 지상으로 돌출, 차량 진입을 막는 장치로 비상시 이 시스템이 작동하면 차량이 파손되거나 운전자가 부상을 입을 수 있고, 심한 경우 차량이 전복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건호씨는 이 사고에 대해 지난 9일 일요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가 확인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서 답변하기 힘들다”고 말했고, ‘사고로 부상이 심했느냐’고 묻자 “저는 다 괜찮다”고 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청와대 측은 “공교롭게도 건호씨가 청와대 철문이 닫히는 시각인 7시 반에 청와대 입구에 도착했다. 신분 확인을 마친 다음 철문을 통해 청와대 내로 들어가려는데 그 순간 철문이 닫히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경비를 서던 요원들이 철문을 다시 여는 버튼을 누른다는 게 그만 실수로 차량 차단 시설물이 작동하는 버튼을 눌렀던 것이다.

그때 영식의 차량은 철문 앞에 정차해 있었는데, 차량 차단 시설물이 돌출하면서 차량 뒤쪽의 범퍼를 긁었다. 그리 심각한 사고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측은 또 “건호씨가 부상을 입지도 않았으며, 대통령 주치의의 치료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일요신문은 전했다.

이번 사고로 당시 근무를 섰던 101경비단 소속 요원들과 중대장 등이 인사 조치된 것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경비단 중대장은 징계 받지 않았고, 당시 현장에서 근무를 섰던 두 명만 서울 시내 경찰서로 각각 전출됐다”면서 “근무자는 긴장감을 갖고 근무해야 하는데, 그런 사고가 발생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의 조치였다”고 했다고 일요신문은 전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23일 chosun.com과의 통화에서 “그런 사고가 있었고, 당시 근무자 2명은 일선 경찰서로 전출을, 중대장은 보직이 변경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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