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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6시.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모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화면에는 ‘14대 2대 1’이 표시됐다. 17개 시도 중 민주당 14곳, 자유한국당 2곳, 무소속 1곳 승리를 예측한 지상파 3사(MBC·KBS·SBS) 출구조사 결과였다.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와 경북, 현직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제주를 제외하고는 민주당이 모두 이긴다는 의미다.
추미애 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서울 송파을에 도전한 최재성 후보, 소속의원 20여명과 보좌진, 당직자 70여명은 출구조사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개표상황실에 설치된 10여대의 TV 앞에 앉았다. TV뒤로 방송 카메라 20여대와 사진기자 40여명이 빼곡히 들어섰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14곳 승리라는 소문이 돌았다. 표정은 더욱 밝아졌다. 의원과 당직자들은 당선자를 표시하기 위해 설치된 파란색 종합상황판을 가리키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오후 5시 59분. TV화면이 전국 곳곳을 보여주며 출구조사 결과 발표 카운트다운에 돌입하자 민주당 지도부는 기대섞인 표정으로 집중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선거 내내 공방을 벌였던 경남, 사생활 의혹으로 야권의 공격이 이어졌던 경기지역이 비춰질 때는 “오오”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손을 모으기도 했다.
14대 2대 1의 출구조사가 발표된 이후 터져나온 환호성은 각 후보들이 소개될 때도 계속됐다. 특히 박원순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출마한 서울과 경기가 큰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기름이 끓는듯한 큰 박수가 나왔다. 송철호 후보가 도전한 울산에서도 50%가 넘는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자 “역시”, “좋아”라는 이야기와 환호가 쏟아졌다. 선거 때마다 낙선해온 송 후보는 이번이 9번째 도전이다.
다만 문대림 후보가 출마한 대구가 현직인 원희룡 무소속 후보에게 밀리고, 사상 첫 민주당 시장을 기대했던 대구에서 임대윤 후보가 역시 현직인 권영진 한국당 후보에게 10%포인트 차이로 질 수 있다고 나오자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두 지역 모두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고 본 지역이었기에 민주당 지도부는 안타까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진 국회의원 재보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박수와 환호성은 다시 나왔다. 12곳 중 10곳에서 민주당 승리, 1곳은 민주당 경합우세, 나머지 1곳은 한국당 승리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후보를 내지 않은 경북 김천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지역을 석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충북 제천·단양이 접전으로 나타난데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환호성은 끝나지 않았다. 전국 교육감 17곳 중 13곳에서 진보계열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 교육감에 조희연 현 교육감, 경기 교육감에 이재정 현 교육감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자 박수가 계속됐다. 이재정 후보는 민주당 정권에서 통일부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인사여서 박수소리가 더 컸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출구조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정부 1년이 지나면서 평화의 길이 열리는데 국민들이 힘을 모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지금 발표되는 출구조사 결과를 선거 전부터 감지했지만 우리 후보들이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저희의 승리라 생각하고 싶지 않고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국민의 성공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는 출구조사 결과가 모두 확인한 뒤에도 자리를 바로 뜨지 않고 모여 악수를 나누고 환담을 나눴다. 특히 추 대표와 출구조사에서 당선이 예측된 최재성 서울 송파을 후보를 향해 박수가 쏟아졌다. 이들은 오후 6시 30분이 돼서야 모두 개표 상황실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