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기자] 공매도가 과도하게 몰리는 주식시장 종목에 대해 일정기간 공매도를 정지시켜 냉각기간을 가지도록 하는 제도가 전격 도입된다.
이를 통해 공매도 한도가 시장 내에서 자발적으로 해소되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공매도가 풀리면서 주식 확보를 위한 매수(숏 커버링)가 유입될 수 있어 해당종목 수급에는 호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24일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 18일 현재 공매도 한도를 초과한 종목은 총 45개에 이르고 있다. 이중 36개가 유가증권시장에 집중돼 있고, 코스닥기업은 9개.
이는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해서 나온 결과. 그러나 거래소는 시장 혼란을 우려, 이들 종목들을 공개하지 않았다.
단순 시뮬레이션인데다 제도 시행까지 20일 가까운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해당 종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을 기준으로 공매도가 전체 거래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종목들을 살펴보는 것은 투자에 최소한의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 29종목, 코스닥시장 4종목 등 총 33종목의 공매도 비중이 한도(총 거래대금의 5%와 3%)를 넘어서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009540)이 13.4%에 이르는 높은 공매도 비중을 기록하고 있고, LG(003550) S-OiL 유한양행(000100) LG전자(066570) 호남석유(011170)가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진해운(000700) 제일모직(001300) 현대제철(004020) 삼성SDI(006400) 국민은행(060000) LG화학(051910) 신세계(004170) 현대차(005380) 등도 5%를 넘어서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신세계푸드(031440)가 6.53%로 가장 높고, 에스에프에이(056190) 메가스터디(072870) NHN(035420)이 한도인 3%를 넘어선 상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13일부터 최근 20거래일간 공매도 거래금액이 해당 종목 총 거래금액 대비 일정 비율을 초과한 종목에 대해 10거래일간 공매도를 정지키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공매도 거래가 총 거래대금의 5%, 코스닥의 경우 3%를 각각 초과할 경우 이같은 조치가 취해진다. 10거래일 이후에도 한도가 떨어지지 않으면 한도 이하로 낮아질 때까지 계속 정지한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가 몰린 종목의 경우 수급상 좋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반대로 이번 제도 시행을 앞두고 숏 커버링에 따른 수급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내달 13일 제도 시행일 하루 전날(12일)을 기준으로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한도가 넘은 종목들을 최종 확정, 각 증권사에 통지해 공매도 호가를 받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착오나 실수로 해당종목의 공매도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매매시스템상에서 공매도로 확인된 주문 자체를 걸러낼 수 있도록 구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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