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은행-보험권, 방카 확대 놓고 신경전 치열

김양규 기자I 2007.10.18 15:54:27

은행 "보험권 주장은 왜곡, 터무니 없다"
보험 "은행 주장이 어불성설..왜곡 주장 일축"

[이데일리 김양규 백종훈기자]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는 보장성 보험과 자동차 보험 등의 은행판매 확대를 놓고 은행권과 보험권간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행 연기를 주장하며 공세를 거듭하던 보험권에 맞서 18일 은행권이 3년여만에 방카슈랑스 관련 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목조목 반박논리를 펼쳤다.

이에 대해 보험권이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은행권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일축하는 등 양 업권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은행권 "보험측 주장·자료 근거없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각 은행 출입기자와 방카슈랑스 담당 실무부장을 모아 간담회를 열고 보험권의 시행연기 주장과 근거가 신뢰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4단계 방카슈랑스 설명자료(방카슈랑스의 오해와 실상)에서 "은행에서 보험을 가입한 고객중 22%가 대출을 받기위해 어쩔 수 없이 소위 `꺾기 가입`을 했다는 지난 9월 보험업계 설문조사 결과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당시 보험업계 설문조사는 설문조사 표본의 절반인 1003명이 계약유지자, 나머지 1000명이 계약해지자로 꺾기 응답비율을 과대포장하기 위한 조사였다고 꼬집었다.

연합회는 또 "생명보험에 이어 자동차 보험과 보장성 보험까지 은행에서 팔게 되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 또한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생명보험협회가 방카슈랑스 판매채널의 불완전판매율(12.61%)이 설계사 판매채널의 불완전판매율(0.56%)보다 높다는 자료를 냈다"며 "하지만 은행연합회가 자체조사한 결과 방카 불완전판매율은 0.85%로 설계사 판매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OECD 가입국가에서도 은행의 보험판매는 일반적이고 ▲은행들의 대출영업 경쟁이 치열해 꺾기 등이 불가능하며 ▲은행의 방카슈랑스 판매인력이 각종 자격증을 소지해 보험설계사보다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 보험권, 은행권 주장이 어불성설 `반박`

보험권은 이처럼 은행권이 보험업계가 제시한 자료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을 촉구하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보험권은 같은 날 반박자료를 통해 보장성보험 및 자동차보험의 판매를 확대시행 할 경우 강압 판매가 심화돼 불완전 판매가 더욱 성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불완전 판매의 심화는 곧 소비자 피해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수료 수입 확대를 위해 보험 본연의 핵심요소인 언더라이팅 기능을 약화 시킬 뿐만 아니라 무리한 보험인수 강행으로 보험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보험업계에서는 방카슈랑스가 시장에서 건전하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청약 철회 및 품질보증제도는 대부분 부실 판매에서 기인하고 있다며 청약 철회 요청은 부실한 설명에 기인한 것인데도 은행권이 불완전 판매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고객피해를 방조하는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더 나아가 보장성 보험 및 자동차보험까지 확대될 경우 비전담창구 판매, 비교설명 미이행 등 위반사례로 인해 소비자 피해는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실제로 방카슈랑스 고객의 55.5%가 보험창구가 아닌 예금 및 대출창구에서 가입했고 약 40%가 3개 상품에 대한 비교 설명해주도록 돼 있는 규정을 위반했으며 15%가 은행원의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한 보험가입 권유 경험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보험권은 방카슈랑스로 인해 보험료 인하효과가 있다는 은행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즉 방카슈랑스 제도가 도입된 이후 보험료 인하효과는 1.5% 포인트로 매우 미미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후 방카슈랑스로 인해 보험소비자에게 주어지는 가격인하 효과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대신 오히려 보험소비자의 혜택을 은행이 가져가는 기이한 현상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권은 또 설계사 인력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은행권의 주장에 대해 지난해까지 3년간 은행권이 채용한 인력은 700명에 불과하다며 방카슈랑스 채널보다 수익이 떨어지는 설계사 채널을 은행권이 유지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은행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내년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을 놓고 은행과 보험 양업계간 공방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