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상욱기자] 최근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면서 올해 성장전망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올해 5% 성장목표를 고수하고 있는데요. 이같은 정부의 태도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적지않습니다. 경제부 김상욱 기자가 전합니다.
최근 경제계에서는 두가지 `5%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업 지분취득시 적용되는 5% 룰이고, 또 하나는 바꿀 수 없는 룰처럼 5% 성장을 고집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의 태도입니다.
지난 20일 한국은행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올해 정부가 제시한 성장목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이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4% 내외로 예상하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4일 올해 성장전망을 4.3%로 하향조정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올해 5% 성장목표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지만 소비와 투자 등 내용면에서는 나아지고 있고 지난해 말 인상된 담배가격으로 인해 성장률 자체에서도 손해를 봤다는 설명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또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내수가 회복되면서 이를 만회해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5% 성장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목표를 수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죠.
희망도 좋고, 기대도 좋고, 목표에 대한 집념도 다 좋습니다. 그러나 성장률 5% 목표치를 지금 시점에서 유지하겠다고 밀어붙이는 것이 좋기만 한 걸까요.
지난 1분기 우리 경제의 성적표와 최근의 상황을 보면 최근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성장의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에서는 담배가격 인상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해석에 이어 로또복권이 지난해 성장률 하락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내놓더군요. 담배와 로또가 성장률을 낮췄다? 누가 보더라도 겸연쩍은 분석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전문가의 지적대로, 그렇다면 경제를 살리기 위해 흡연자들이 담배를 더 피워줘야 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정부는 무슨 대답을 할 수 있겠습니까? 또 7월에 담배가격이 추가로 인상되면 3분기에는 지난 1분기와 똑같은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때도 담배때문에 성장률이 하락했다는 분석을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또 정부가 상반기중 재정조기집행, 하반기중 종합투자계획이라는 두개의 거시, 미시정책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들 정책과제마저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정부가 목표인 5% 성장을 위해선 하반기중 대략 7%후반이나 8%대의 성장이 필요하고 40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고용시장이 대폭 개선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상황에선 만일 하반기중 이같은 성장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오로지 경기부양적인 수단들을 총동원했다가는 후유증만 낳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과당경쟁과 가계대출 증가 등에 대해 경고를 했죠. 물론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 가계금융이 활성화되는 것은 맞습니다. 또 신용카드 소비도 늘고요.
다만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무분별한 정책과 국민들의 심리가 결합으로 빚어졌던 막대한 후유증을 우리는 이미 겪고 있기 때문에, 자칫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외부변수로 금리를 상향조정해야 하는 상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하면, 정부 외에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5%라는 수치에 정부가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5%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고 정부가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는 거죠.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정부는 5%라는 숫자에 대한 집착보다는 실제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먼저 정하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고 해도 지금같은 경제상황에선 최근의 부동산 세제개편과 같은 정책은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사실 우리 경제가 5%를 성장하든 4% 후반대를 성장하든 국민들 입장에선 그게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올해 성장률이 5%면 정부가 잘한 것이고 4%대면 못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입니다. 날로 빡빡해지는 살림살이와 좀처럼 늘지 않는 일자리, 점차 확대되는 소득격차, 이런 문제들이 우리 경제가 5%를 성장한다고 해서 모두 해결되지 않습니다.
고용없는 성장이나 숫자뿐인 성장, 이것보다는 성장률은 낮더라도 질적인 개선이 보이는 성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국민들에게 박수받을 수 있는 정부의 경제운용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