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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위원장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유 가격을 단계적으로 서서히 인상을 유도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며 “몇 단계로 나눠서 경유 전체의 소비를 줄여가는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기획위나 정부 장관급 인사 중에서 경유 가격 인상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휘발유보다 같은 수준 또는 휘발유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정책 권고가 대개 많은 나라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우리도 이제 그런 면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경유 가격(1237.9원/ℓ·6월 넷째주 기준)이 휘발유 가격(1447.6원/ℓ)보다 리터당 200원 가량 싸다.
경유세를 올리는 인상안은 내년까지 마련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경유가) 서민들의 생계수단으로서 자동차의 연료가 지금 우리나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이 문제에 대한 보완대책을 강구하면서 이것도 내년 재정개혁 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유세 인상을 놓고 불거지는 ‘제2 담뱃값’ 논란에 대해 “많은 나라가 똑같은 술과 담배에 대한 세금은 높여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담배 소비는 가격을 올리고 나서 줄어든 건 사실이다. 건강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담뱃값 인상이 부득이한 측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경유세 인상이 환경 보호 실효성은 낮고 세수 확보를 위한 서민증세 수단’이라는 지적에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김 위원장 입장은 기재부 입장과 대조된다. 최영록 세제실장은 지난달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 경유세 인상이 미세먼지 절감 차원에서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유세 인상은 전혀 고려할 게 없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현 정부에서 경유세를 인상할 계획이 없는지’ 묻는 질문에도 “그렇다”며 “에너지세제 개편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