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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요즘 전화 문의가 많게는 하루에 20~30통씩 걸려옵니다. 가락시영아파트의 일반 분양가가 얼마냐고요.”
서울 송파구 송파동 동남공인중개사사무소 김경희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2003년 재건축 조합 설립 이후 12년 만에 일반 분양에 나서는 가락시영아파트를 향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 재건축시장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다. 신축 아파트 총 9510가구(전용면적 39~150㎡) 규모의 매머드급 재건축 추진 단지로, 연내 일반 분양을 앞두고 송파구 전체 재건축시장 분위기를 이끄는 ‘선도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범옥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장은 “올해 9~10월쯤 조합원 물량과 임대아파트를 뺀 1566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영 일반 분양가 3.3㎡당 2800만원선 넘나?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40㎡형은 지난달 5억 8000만~5억 9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시세가 5억원을 밑돌던 매물이다. 지금 가격에 아파트를 매입해 추가분담금 2억 5000만원 가량을 보태면 총 투자금액 8억 5000만원을 들여 전용 85㎡형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가락동 삼천부동산 홍순화 대표는 “잠실동의 옛 주공1~4단지와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해 입주 10년째가 돼 가는 잠실엘스 등의 같은 면적 아파트보다 1억원 가까이 저렴한 금액”이라며 “일반 분양가가 잠실동 수준인 3.3㎡당 2700만~2800만원 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집주인들이 입주권 매물을 움켜쥐고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C공인 관계자는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가락시영을 거쳐 신사역을 잇는 경전철 노선인 ‘위례 신사선’ 신설이 확정돼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도 재건축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강변 중층 단지도 재건축 본격화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이 부쩍 속도를 내자 주변 지역 개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 2단계 노선 개통과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에 이르는 ‘국제교류 복합지구’ 개발이라는 겹호재를 맞은 잠실우성1~3차 아파트(1842가구)와 1976년 한강변 잠실동·신천동 일대에 지정한 잠실 고밀도 아파트지구 내 중층 단지들이 대표적이다.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장미1~3차(3522가구), 잠실미성·크로바(1350가구), 잠실진주(1507가구) 아파트 등이 해당한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한강변 리센츠·엘스아파트 등이 점차 노후화되면서 인근 잠실주공5단지와 장미1~3차가 재건축 후 이 일대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올림픽공원 옆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 등도 지하철 9호선 3단계 노선 개통 등의 호재를 고려하면 교통이나 주거 환경 면에서 반포나 대치동 등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구 개포지구나 서초구 반포지구와 달리, 가락시영아파트를 빼면 대부분 재건축 초기 단계라는 점은 투자의 약점으로 꼽힌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잠실 일대 재건축 단지는 초기 투자금이 반포 등보다 저렴한 만큼 재건축 후 가격 상승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재건축 사업 초기에서 입주까지 최소 8년 정도 걸린다고 본다면 미래가치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매년 목표 수익률을 내기에는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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