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에 투자하면 정신이 맑다
증권사 지점장 출신답게 안 해본 재테크가 없다. 주식, 선물, 옵션 등 금융투자는 물론 아파트, 오피스텔 부동산 임대업까지 거의 모든 투자를 다 해봤다고 했다.
“지난 20년간 공모주 투자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이 난 적이 없습니다.”
그 많은 투자들 중에서 저위험이라면 단연 공모주가 1등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3년 간 국내 코스피는 여전히 횡보했지만 그는 연 7%의 수익률을 꾸준하게 거뒀다. 물론 공모주를 계속 보유할 경우 수익률이 더 높아졌을 수도 있지만 그는 상장 첫날 시초가에 판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장기보유 시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음에도 무조건 시초가에 팔아버리는 이유는 정신 건강을 위해서다. 이씨는 “공모주 투자를 하면 주식처럼 매일 주가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에 정신이 맑다”고 강조했다. 매일 신경쓰며 얻어야 하는 추가 수익을 과감히 버리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셈이다.
그는 연간 총 30회 정도 공모주에 입찰한다. 이 때문에 그는 늘 청약 증거금 정도를 증권사 CMA 계좌에 넣어둔다. 언제든지 쏠 수 있는 여유자금을 비축해 놓는 셈이다.
◇제일모직, 청약 경쟁률 겁먹지 말고 도전하라
이처럼 안정적인 저위험 투자인데도 공모주가 일반적이지 않은 이유는 뭘까. 그는 증권사에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모주는 청약 당일 증권사로 돈이 몰렸다가 배정이 끝나면 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게다가 다른 상품들처럼 수수료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선 괜히 일만 많고 귀찮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공모주 투자는 하는 사람들만 계속하는 재테크의 틈새시장에 속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에스디에스 상장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했다.
이씨 역시 삼성에스디에스 공모에 참여했고 상장 당일 시초가로 매도했다. 이씨는 삼성에스디에스 학습효과로 오는 10일 제일모직 공모는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제일모직 공모주는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서라도 해볼만 한 투자”라며 “높은 경쟁률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삼성에스디에스 공모 때 청약 경쟁률이 어처구니 없게 부풀려지는 바람에 지레 겁먹고 포기한 사람들도 꽤 많았을 겁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일부에서 예측한 1000대 1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
◇양도세 면제 세금혜택까지 고려하면 수익률 더 좋아
이씨에게 공모주 청약 시 가장 중요한 ‘공모주 옥석 가리기’비법을 물었다. 그는 경쟁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공모주 관련 정보가 총망라된 ‘38커뮤니케이션’에서 기관 경쟁률을 살핀다. 기관 경쟁률이 지나치게 낮다면 청약을 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그 다음으로 장외 가격을 살펴보는 게 좋다. 공모가가 19만원이었던 삼성에스디에스의 장외가는 34만원선이었다.
하지만 그는 “장외가격이 10%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며 “적어도 30% 이상 차이가 나야 의미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장외가는 거래가 워낙 적다보니 가격이 왜곡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입찰 전날 경쟁률도 살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식은 그만큼 괜찮은 주식이라는 방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공모주 경쟁률은 너무 낮으면 버려야 하고, 그렇다고 너무 높으면 수익률이 낮아지는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그는 세금 혜택 역시 공모주의 매력으로 꼽았다. 국내 주식에 대한 매도 차익에 대해선 15.4%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씨는 “실질 수익률은 연 7% 정도지만 세금 효과까지 고려하면 체험 수익률은 더 올라간다”며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소액 투자라도 도전해 볼만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