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차량이 밀라노 중심가를 벗어나 국제가구 박람회가 열리는 도시 외곽인 ‘로(RHO)’ 지역에 도착하자 분위기는 정반대로 바뀐다. 수많은 인파들이 9일(현지시간) 개최되는 가구박람회 오픈 시간을 맞추기 위해 전시회장으로 분주히 발걸을 옮기자, 거리엔 중심지와 다른 활기가 느껴졌다.
박람회 주관사인 코스미트(COSMIT)는 올해도 160여개 국가에서 30만명의 관람객들이 박람회를 전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샘(009240)과 리바트(079430), 에이스침대(003800) 등 주요 가구사 임원과 디자이너 수십 명이 올해 유행할 가구 디자인을 미리 살펴보기 위해 밀라노를 찾았다.
특히 올해는 격년으로 개최되는 국제조명전(Euroluce)과 국제사무용 가구전(SaloneUfficio)이 함께 열려 박람회에 열기를 더했다. 조명전과 사무용 가구전이 한해에 함께 열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밀라노 국제 박람회 역사상 단 두 번 뿐이었다.
총 24개의 박람회 전시장은 크게 모던, 디자인, 클래식 등 3가지 테마를 주제로 한 2500여개의 가구로 채워졌다. 특히 디자인을 주제로 한 5~8, 10, 12, 16, 20관 등 총 8개관은 끊임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35세미만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만 전시된 살롱 사텔리테(SaloneSatellite) 전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전 세계 가구업계 종사자는 살롱 사텔리테 전시회를 미래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등용문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살롱 사텔리테 전의 주제는 ‘장인정신과 디자인’으로 대량생산으로 사라져 버린 장인정신을 미래 디자이너들이 중시해주길 바라는 가구인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에는 다양한 디자인을 뽐내는 가구가 한 데 모이기 때문에 올해 가구 박람회의 트렌드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특히 장기적인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가구 판매가 줄자 다수의 가구 업체들은 특정한 한 가지 이미지로 제품의 정의를 내리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박람회 주관사인 코스미트 측은 올해 박람회 트렌드를 ‘진보적 방향’으로 정하고 가구업체와 디자인의 혁신을 강조했다. 코스미트 관계자는 “현재 가구의 기능과 모양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품질과 디자인 등에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5년 동안 이탈리아 나무 가구 시장 규모는 4250만 유로에서 2720만 유로로 36%나 급감했다. 이로인해 같은 기간 가구 산업에 종사하는 6만 7063명의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1만 4676개의 가구사는 문을 닫았다.
가구 박람회를 기반으로 재기를 노리는 밀라노도 이번 가구 박람회 성공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박람회 역사상 처음으로 전시회가 열리는 오는 14일까지 전시회 관람객과 밀라노 시민에게 도시 내 주요 박물관 입장료를 면제해 주기로 한 것.
클리우디오 루띠 코스미트 회장은 “수십만 명의 바이어가 밀라노를 찾는 다는 것은 이탈리아 가구 업체들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가 이탈리아 가구업체들이 혁신의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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