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수수료 인하 SNS 통해 불만표출

이현정 기자I 2011.10.20 16:24:50

정태영 현대카드 "소 팔아 장사하는 데 우유값 더 낮추란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수수료 인하, 고객 혜택 축소 시한 폭탄"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주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먼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카드사를 젖소목장에 비유하며 반박에 나섰다.

정 사장은 지난 19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젖소목장이 있는데 우유판매는 적자라서 정작 소 사고파는 일이 주업이 됐다. 지금은 소 장사도 나쁘지 않은데 이게 불안하다. 언제 광우병이라도 돌아 폭삭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윳값을 더 낮추란다"고 비아냥댔다.

`젖소목장`은 카드사, `우유판매`는 수수료 수입, `소 장사`는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 사업을 의미한다. 수수료 부문에서는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순익 대부분을 대출사업으로 벌어들이고 있는데 수수료를 더 낮추라는 요구가 들어왔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우유배달을 하는데 매일 한 드럼을 사는 곳보다 한 병을 사는 곳의 우윳값이 비싸긴 하다. 하지만 한 병 배달은 지금도 대부분 손해인데 우윳값을 한 드럼 사는 곳과 같이 하란다. 한편으로 한 드럼 사는 곳도 맨날 경쟁이다"고 말했다.

'한 드럼을 사는 곳'은 대형마트를, '한 병 사는 곳'은 중소가맹점을 뜻한다. 중소가맹점은 소액결제가 많아 카드사로서는 대형할인점보다 수수료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무조건 낮추라고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같은 날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카드사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최 사장은 "최근 각국에서 양극화의 심화로 금융이 비난의 중심축에 서 있어 안타깝다"며 "위기 때 정부에 기대어 온 과거를 답습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수수료 인하 발표에도 가맹점 업계의 수용도가 낮아 보인다"며 "수수료 인하가 이미 제공된 고객의 혜택 축소로 향해가는 시한폭탄처럼 보여 가맹점과 카드소비자들 간의 이해 상충으로 확대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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