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1800선에 주저 앉았다.
시장에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공포가 여전히 맴돌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정책당국의 현실적인 대책 등 제동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채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8.10포인트(3.64%) 내린 1801.35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동안 370포인트 정도가 빠졌다.
시가총액규모도 같은 기간동안 총 208조9872억원이 감소했다. 이날 한때 코스피 시총 규모가 1000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극심한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였다. 장중 변동폭만 120포인트를 넘어섰다.
장초반은 `패닉` 그 자체였다. 60포인트 이상 빠지며 출발했던 코스피는 선물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장시작 19분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200지수 선물은 228.62로 전날보다 5.41% 하락하며 이틀연속 사이드카가 울린 것.
이후 지수는 오전 11시경 1684.68까지 밀리면서 1700선마저 내줬다. 이때 하락폭은 184.7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였다. 10%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 한때 코스닥시장에 이어 코스피시장마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뻔 하기도 했다.
반전이 시작된 것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부터다.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점차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연기금을 중심으로 매수물량이 들어오면서 코스피는 위로 방향을 틀더니 1800선을 회복하며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무려 1조1759억원의 매물을 내놨다. 기관은 연기금과 투신권을 중심으로 919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도 함께 1164억원의 사자우위를 보이며 지수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 매물을 감당하기엔 쉽지 않았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000계약 가량을 내다팔았다. 이로 인해 차익매물이 8252억원 나오면서, 전체 프로그램매매에서는 7975억원의 순매도가 집계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시장이 공포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어제와 달리 외국인이 대량의 매물을 내놓으면서 수급마저 꼬여버렸다"면서 "시장심리 안정화를 위한 정책당국의 현실적인 제동장치가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모든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증권 전기가스 금융 보험 등 내수주들이 5~6% 대로 빠지며 크게 부진했다. 철강금속 전기전자 운수창고 종이목재 건설 도 4~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온통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전자(005930)가 4.74% 빠진 72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생명(032830) 한국전력(015760) 등이 6% 이상 떨어지며 낙폭이 컸고, POSCO(005490) 롯데쇼핑(023530) KB금융(105560) 등도 4~5% 대로 떨어졌다.
1위부터 50위까지 상승한 종목은 현대모비스(012330) LG화학(051910) 현대중공업(009540) 호남석유(011170) 한국타이어(000240) 대우조선해양(042660)에 불과했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지만 거래 자체는 활발했다. 이날 거래량은 8억6195만주, 거래대금은 역대 최대인 13조3364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리는 종목이 훨씬 많은 하루였다. 상한가 5개를 포함해 97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0개를 비롯해 790개 종목이 내렸다. 27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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