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숨 바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어 억울하고 분하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발간된 책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의 추천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안타까움과 현 시국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글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말한 이유를 시작으로 이어졌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생전에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에 처해지는 상황을 보고 아무래도 우리 둘이 나서야 할 때가 머지않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면서 "그러던 차에 돌아가셨으니 그렇게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결식 추도사가 정부 반대로 무산된 데 대해서는 "어이없기도 하고 그런 일을 하는 정부에 연민의 정을 느꼈다"며 "하지 못한 마음 속의 추도사를 추천사로 대신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죽어서도 죽지 말라,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당신은 저승에서, 나는 이승에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내자"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당신같이 유쾌하고 용감하고, 그리고 탁월한 식견을 가진 그런 지도자와 한 시대를 같이했던 것을 나는 아주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
현 시국에 대해서는 전과 같은 강한 어조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도 억울해하고 나도 억울하다"며 "목숨 바쳐온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으니 억울하고 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10년 동안 이제 좀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되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민주주의가 되돌아가고 경제가 양극화로 되돌아가고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으니 이것이 꿈같다, 정말 꿈같다"고 탄식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는 '행동하는 양심'을 재차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 각성하는 시민이 돼야 하고 그래야 이긴다"며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행동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투표와 인터넷상에서의 의견 개진, 여론조사 응답 등의 구체적 방법 등도 나열한 그는 "그것조차 못한다면 좋은 나라와 민주국가 이런 말을 우리가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비록 몸은 건강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까지,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이 허무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일을 하겠다"면서 여러분들은 연부역강(年富力强)하니 하루도 쉬지 말고 뒷일을 잘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