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제공]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의 주전 수문장 히카르두(스포르팅 리스본)가 2006독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강력한 ‘야신상’ 후보로 떠올랐다.
히카르두는 2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선수의 킥을 무려 3개나 막아내 팀 승리(3-1)를 이끌었다.
이로써 히카르두는 2004년 유럽선수권(유로2004) 8강 잉글랜드전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 마지막 키커의 슈팅을 막아낸 뒤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켜 6-5 승리를 거둔데 이어 2년 만에 승부차기에서 다시 잉글랜드를 주저앉혔다.
이날 승부차기에서 히카르두는 볼을 차기 전 상대 키커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날리는 골키퍼의 동물적 감각이 뭔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또 이번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는 모두 3차례 있었지만 골키퍼 선방이 3번이나 나온 것은 히카르두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숍콥스키가 스위스와 16강전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승리했지만 선방은 2번 뿐이었고, 독일 주전 수문장 옌스 레만도 아르헨티나와 8강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길 당시에도 2번을 선방해내는 데 그쳤다.
특히 월드컵 역사상 승부차기에서 3번의 선방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승부차기에서는 2번의 선방이 최고였고, 9명의 골키퍼가 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히카르두는 2001년 6월부터 포르투갈 대표팀 주전 수문장으로 54경기에 출전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비토르 바이아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이 때문에 독일월드컵은 그의 데뷔 무대인 셈.
성적도 훌륭하다. 이번 대회 5경기를 모두 뛰고 8강전에서 연장 30분을 더 뛰었으니 총 480분을 출전했는데 이 가운데 조별리그 멕시코전에서 호세 폰세카에게 한골을 내줬을 뿐 20차례나 유효슈팅을 막아냈다. 경기당 평균 실점은 0.2골.
이로써 히카르두는 독일의 레만과 이탈리아 잔루이지 부폰, 프랑스의 파비앵 바르테즈 등과 함께 유력한 야신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히카르두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승부차기는 운이 많이 따른다는 점에서 복권이나 다름없지만 내 나름대로 연습도 많이 했다”며 “나는 이날 경기의 영웅이 아니다. 영웅은 포르투갈의 모든 선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