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이후 닫혔던 하늘 문이 활짝 열리고 있다. 미국이 내달 8일(현지시간)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국경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비필수적 여행객에 대한 육로 국경 폐쇄 조치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이전 여행객은 물론이며 교민, 이민자들, 그리고 100%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유학생 모두 입국이 불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면개방으로 인해 손쉽게 입출국이 가능해졌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미국의 새 여행 정책이 11월 8일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편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은 백신 접종 증명서와 3일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이에 대한항공은 다음달 3일부터 미국 하와이 노선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운행이 중단된 지 19개월 만이다.
항공권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항공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전월(8월)과 비교해도 29% 늘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커진 것이다.
예약 인원을 기준으로 인기 여행지는 캐나다가 131% 증가해 1위를 차지했고, 2위 미국(74%), 3위 베트남(17%)이 뒤를 이었다. 인기 도시는 로스앤젤레스(491%), 애틀랜타(200%), 뉴욕(167%)으로 미국의 도시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출발 시기는 올 12월과 내년 1월이 가장 많다.
작년 보스턴 소재 대학에 입학한 김민경(가명·20)씨는 "어차피 온라인 수업이었어서 미국을 들어가지 않은 채 1학년을 마쳤다"며 "다음 학기에는 미국에서 캠퍼스 생활을 할 예정이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1월 초 출장으로 뉴욕을 방문할 예정인 문지원(24)씨는 “계속해서 미뤄졌던 회사 행사를 드디어 가게 됐다. 이번에는 일로 방문하지만 이제 여행도 가능해 새해에 타임스퀘어에서 카운트다운을 볼 수 생각이다. 해외여행이 풀리니 코로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실감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완료 시 격리를 면제해 주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하는 나라도 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달부터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무격리 여행안전권역(VTL)’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트래블 버블’ 협약을 맺은 우리나라도 내달 15일부터 자가격리 면제 대상에 포함돼 여행사 없는 개인 자유여행이 가능하다.
태국은 내달부터 한국을 포함한 총 46개국에서 들어오는 백신접종 완료자에 대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한다.
이에 앞서 태국은 지난 7월 남부 휴양지 푸껫을 접종 대상자 여행지로 개방한 바 있다. 섬을 격리소처럼 만들어 머물게 하는 ‘샌드 박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푸껫에서 14일을 머문 뒤 태국의 다른 지역을 여행하거나, 7일을 머문 후 끄라비, 피피, 사무이 등 다른 섬을 여행할 수 있다.
괌의 경우 백신 미접종자라도 코로나19 PCR 음성 결과 확인서를 제출하면 격리가 면제된다.
다만 백신 접종 증명서에 한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강화해 현지에서 자유로운 이동이나 출입을 원한다면 접종 완료 후 방문하는 게 좋다. 대한항공은 이미 8월부터 주 2회 괌 노선을 운행 중이다.
코로나 시대 신혼여행지로 급부상한 몰디브도 이미 4월부터 백신 완료자와 코로나 음성 확인서 제출자를 대상으로 격리 없는 입국이 가능하다.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라는 차별성을 앞세워 비대면 시대에 맞아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럽은 이미 프랑스, 스위스, 체코 등 여러 나라가 ‘트래블 버블’ 체결을 통해 격리 면제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여행사 상품을 통해 방문해야 해 이용자 수가 높지는 않은 편이다.
하와이와 사이판은 기존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거나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격리 없는 여행이 가능하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연말까지 사이판 패키지 모객 인원이 1200명에 달해 예약이 마감됐다. 하지만 늘어나는 신규 감염자로 인해 하와이는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사이판은 5일간 지정된 숙소에서 지내도록 하는 이동 동선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