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청산리 전투 주역 안무 장군, 3000t 잠수함으로 부활

김관용 기자I 2020.11.10 11:00:00

대우조선해양서 장보고-Ⅲ 2번함 진수식 개최
국내 개발 핵심장비 탑재, 국가 전략무기 기대
서욱장관 "가까운 미래, 선진 대양해군 거듭날 것"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전의 주역이었던 안무(安武) 장군이 우리 해군의 3000톤급 잠수함으로 부활해 영해를 수호한다. 방위사업청은 해군과 함께 3000톤급 중형 잠수함 2번함인 안무함(KSS-Ⅲ) 진수식을 10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했다.

안무함은 2018년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에 이은 장보고-Ⅲ급 두 번째 잠수함이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잠수함이다. 안무함은 지난 2012년 계약 이후 2016년 착공식과 2018년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했다.

진수는 탄생의 의미를 담고 있어 옛날부터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는 일종의 종교의식으로 거행됐다. 빅토리아 여왕이 최초로 영국 군함 진수식을 주관한바 있다. 이날 진수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참석 규모를 축소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을 주빈으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최호천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안무 장군의 후손들도 참석해 진수식의 의미를 더했다. 안무 장군의 친손녀인 안경원(90) 여사를 대신해 그녀의 아들 강용구(67) 씨가 참석했다. 안경원 여사는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가 비밀리에 친할아버지인 안무 장군이 독립투사라는 사실을 말해줘서 알고 있었다”며 “힘든 가정 형편이었지만 늘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축사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해군은 핵심 전력인 경항모와 함께 한국형 차기 구축함, 4000톤급 잠수함 등을 갖춘 선진 대양해군으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오늘 진수된 안무함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물론, 세계평화에 기여해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이름을 더욱 빛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9월 14일 경남 거제시 두모동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3000톤급 잠수함 1번함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군은 이번 잠수함 함명으로 독립운동에 공헌하였거나 광복 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사용해 온 전통에 따라 안무함으로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안무 장군은 대한제국 진위대 출신으로 일제의 군대 해산에 항거하면서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1918년 국민회군 사령관으로 독립군 400여명과 국내진입작전을 수행했다. 1920년 봉오동전투과 청산리전투에 참가해 일본군을 대파하는 등 청산리전투 승전에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1924년 일본 경찰의 습격으로 총상을 입고 체포돼 그 해 순국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1980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안무함은 3000톤급 규모로, 길이 83.3m, 폭 9.6m에 수중 최대속력은 20kts(37㎞/h) 이상, 탑승 인원은 50여 명으로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과 동급 함정이다. 안무함은 장보고-Ⅱ급 잠수함 대비 2배 정도 커졌고, 수중 잠항기간도 늘어났다. 더불어 안무함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민·관·군 협력으로 잠수함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장비인 전투·소나 체계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 개발 장비 등을 탑재해 전체 국산화 비율 76%를 달성했다.

송왕근 방위사업청 체계개발1팀장은 “필사즉생의 정신으로 독립전쟁을 펼쳤던 안무 장군의 국가 수호 의지를 이어받은 안무함은 억제력을 갖춘 전략무기체계로 전방위적 안보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국가 안보의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무함은 향후 인수평가 기간을 거쳐 2022년 해군에 인도된다.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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