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분위기, '한중 합작 731부대 드라마' 나오나

김현아 기자I 2014.01.17 16:00:04

방통위, 중국 광전총국과 방송 콘텐츠 협력 양해각서 체결
광전총국장, 731부대 사건 언급하며 일본 제국주의 비판
이경재 방통, 중국에 731부대 합작 드라마·영화 제안

[베이징(중국)=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국과 중국 정부가 양 국민이 당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일본군 ‘731 부대’의 만행을 기록한 영화, 드라마 등을 공동 제작할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 차이푸차오 총국장(장관급)을 만난 자리에서 “갑자기 한중 합작 대하드라마 제목이 생각났다”면서 “731 부대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관동군에 의해 한중 양 국민이 당한 아픔, 가장 상징적인 것이 731 부대와 위안부 문제가 아니겠나?”면서 “그래서 즉석에서 이런 것부터 우선 드라마가 됐든 영화가 됐든 합작 사업을 해보자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차이푸차오 광전총국 총국장은 “한국 기자들이 중국 외교부 산하 외국기자뉴스센터(IPC) 초청으로 선양에 왔는데, 선양에서 관동군이 직접 쓴 서한과 일기가 발견됐다. 2차 대전 때 일본군인이 직접 쓴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여기엔 그들이 어떤 곳을 점령했을 때 주민을 학살했다는 내용과 함께,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적혀 있다”면서 “모두 역사적 증거이며, 모든 자료의 중국어 번역을 최근 마쳤다”라고 부연했다.

차이푸차오 총국장은 “중한 양국 국민은 공통으로 유린당한 경험, 아픈 부분이 있다”며 “양국 국민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원하는 사람 누구라도일본의 나치주의에 반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지린성(吉林) 기록보관소에서 지난 10일 일본 731부대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사진=KBS 방송 캡쳐
이날 면담에서 이경재 위원장과 차이푸차오 총국장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간 라디오 및 텔레비전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는 △공영 방송 및 방송 광고 △ UHDTV 등 방송 기술 개발, 표준화 및 보급△ 디지털 전환 후 유휴 주파수 배분 △스포츠 중계, 교육 방송,방송 프로그램 교류 및 공동 프로그램 제작 △라디오 및 텔레비전 분야 인력 개발 △방송 기술 및 방송 서비스 분야 다자간 현안 △기타 양 체약 당사자가 공동으로 합의하는 라디오 및 텔레비전 분야 사항 등이 담겼다.

이 위원장은 “한국과 중국 간 많은 문화적, 방송통신 교류가 있었지만,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없지 않았다”면서 “상호주의 원칙에 의해 우리도 중국의 방송통신에 가능한 개방하고 중국도 우리 문화, 방송통신의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하기 위해 MOU를 체결했고, 실무적인 협의체 구성에도 의견 접근을 보았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쌍방이 개방과 함께 합작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광전총국 외에도 인터넷 판공실에서도 각 분야의 합작, 기술 교류, 인적 교류, 이런 것을 확대합시다 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좌)와 차이푸차오 광전총국장(우)이 17일 오전 북경 베이징에 있는 광전총국에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편 차이푸차오 총국장은 이경재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좋은 느낌을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2개월 전 ‘독자’라는 중국 기관지에 박 대통령 글이 게재된 사연을 예로 들면서, 미디어가 양국 외교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차이푸차오 총국장은 “박 대통령은 중국어를 학습한 과정과 함께, 젊었을 때 어떻게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었는지 서술했는데, 아주 외진 시골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국수와 반찬을 먹으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린 사연을 적었다”면서 “박 대통령 글을 보면서 중국 독자들은 그가 정치적으로 성공한 인물일 뿐 아니라, 감수성과 문학적 소양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17일 광전총국 회의실에서 방통위와 광전총국간 양해각서(MOU) 체결이후 기념사진을 찍는 참가자들. 이날 이경재 위원장은 차이푸차오 총국장에게 강화도 산 홍삼을 선물했고, 차이푸차오 총국장은 황산영객송(쇠로 만들어 전체가 황금색으로 도금된 소나무)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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