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통합법인인 `하이트진로`의 수장에 오른 후 이 사장이 선택한 경영키워드는 `소통`이다. 소통을 통해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융합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
현재 마지막 남은 `영업조직`을 통합하기 위해 직원들 간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지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갈등의 원인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업`, `기업과 기업`에서 발생하는 `소통부재`가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다.
소통부재로 인해 구성원들의 부정적 사고와 무관심이 팽배해지면서 결국 조직까지 서서히 병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이 사장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과거 잘나가던 진로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한순간 기업이 무너진 과정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
얼마 전 사내에서 열린 팀장급 이상 CEO 특강을 보면 이 사장이 얼마나 `소통`을 중요시하는지 엿볼 수 있다. 이 사장은 특강에 앞서 직원들에게 한 권의 책을 먼저 소개했다.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책 제목만 보면 도대체 사장이란 사람이 무슨 말을 하기 위해서 이 책을 들고 왔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이 사장은 남녀 간의 성적 호기심이 다르듯 조직 또한 나와 상대방의 생각이 다른 부분을 먼저 인정해야 열린 조직 문화를 만들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직원들과의 점심 자리에 있었던 일화도 공개했다.
"한번은 점심 약속이 없어 여직원에게 같이 점심을 먹자고 말하고 메뉴를 선택하라고 했든히 뜻밖에 청국장이라고 대답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좋아하느냐, 젊은 친구들이 스파게티를 더 좋아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제야 그걸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더군요"
사소한 이야기지만 여직원은 사장을 먼저 생각해 메뉴를 정한 것이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 사장의 지론이다.
`소통 경영`에 대한 현상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총무팀에서 시험을 보는 자녀 150명을 둔 직원들에게 선물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사장이 챙겨야 할 것을 총무팀에서 먼저 제시한 것이다. 과거 이러한 아이디어는 사장까지 올라오기 전에 뭉개진 경우가 많았다. 이 사장은 흔쾌히 결재했고 뜻밖의 일들이 벌어졌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직원들에게 "사장님 덕분에 가정에서 모처럼 가장으로서 대접을 받았다. 회사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생겼다"라는 메일을 받아 소통이야말로 새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
이 사장은 "소통의 기본은 먼저 나와 상대방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고, 그리고서 상대방과 같은 시각으로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하이트진로의 초대 사장으로서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국내 주류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공략을 확대해 글로벌 주류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대표 주류기업`으로 키운다는 각오다. 양사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 주가부양을 위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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