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올해 말까지 최소 25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서 다수의 건설회사들이 대규모 차환(refinancing) 리스크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단일 사업장 규모가 5000억원을 웃도는 10대 건설사 주력 사업현장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중 대부분은 착공조차 못한 채 수년째 이자만 물고 있다.
18일 신용평가회사인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연내 만기를 맞는 PF 대출금을 최소 2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지난해 6월 국내 전체 부동산 PF 대출 규모를 75조원으로 집계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10% 안팎의 대출 감소세가 나타났고, 통상 전체 대출의 60%가 1년 이내 만기를 맞는 것으로 가정해 이같이 추산했다.
◇ 만기임박 PF사업 대부분 `미착공`
10대 건설회사 중에 단일 PF 규모가 자기자본의 10% 이상이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사업장에는 GS건설(006360) 청진동, 대우건설(047040) 한남동, 롯데건설 독산동, SK건설 부산 오륙도, 두산건설(011160) 일산 사업장 등이 포함된다.
GS건설의 청진동 사업장은 종로구 청진동 92번지 일대에 복합상업용건물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GS건설은 사업시행사인 지엘피에프브이원에 5690억원의 PF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지엘피에프브이원은 지난 2007년 5월 설립됐으나 만 4년이 다 된 아직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PF 만기는 오는 11월이다.
롯데건설의 독산동 사업은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424-1 번지 일대에 주거·업무시설을 복합개발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8년 6월 계약했지만, 역시 미착공 상황이다. 6150억원의 대출만기가 오는 11월 도래한다.
SK건설은 오는 6월 판교 사업장 1330억원, 9월 부산 오륙도 사업장과 수원 사업장 각각 2324억, 1080억원의 만기를 맞는다. 오륙도 사업장은 준공후 미분양주택 유동화를 위한 대출액이고 나머지 사업장은 모두 미착공 상태다.
두산건설은 대출잔액 5763억원 규모 최대 사업장이 오는 11월 만기를 맞는다. 일산 탄현동에 27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이 사업은 지난 2009년 분양했으나, 분양률이 59%(1월말 기준 경기도 집계)에 그치고 있다.
두산건설 계열사인 두산중공업(034020)도 내달초 서울숲 아파트 4100억원, 6월에는 을지로 복합시설 3700억원 등의 만기가 돌아온다. 서울숲 `두산위브` 사업의 경우 지난 2006년 수주계약 이후 5년째 표류중이다.
◇ "1년만 더…" 만기연장 불가피
재무상태가 비교적 우량한 10대 건설사들의 만기도래 PF 대부분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차환을 통해 만기 재연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권의 협조가 없을 경우 이중 일부가 유동성 리스크를 키우면서 위기상황을 초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장 내달초 만기를 맞는 두산중공업의 서울숲 PF와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발행을 통해 대출금 전액의 만기를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으로 자금조달 방안을 짜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 대림산업(000210), 포스코건설은 PF 대출 규모가 자기자본의 10% 이상이면서 연내 만기도래 사업장이 없다.
대우건설은 한남동 사업 관련 4800억원의 PF 대출이 이달 27일 돌아오지만 현재 입주 단계로, PF 사업 진행 관련 리스크가 거의 소멸된 상황이다.
▶ 관련기사 ◀
☞[주간추천주]하나대투증권
☞청진동 옛 한일관부지에 지상 24층 오피스빌딩 건립
☞GS건설, `수주 모멘텀+경기개선 수혜`-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