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기자] 코스피지수가 7% 이상 폭락하며 11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장중 코스피시장에는 사이드카가, 코스닥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등 가파르게 미끄러졌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미국 증시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주요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는 소식이 우리 증시에 가장 큰 부담을 줬다. 특히 파키스탄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신청 등 이머징마켓에 대한 불안감과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공포감`을 키우며 시장을 압도했다.
달러-원 환율은 사흘 연속 상승하며 1400선을 넘어섰고, 주요 국채 금리 역시 상승세를 나타내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기관과 외국인의 투매 양상까지 보이며 지수는 장 중 또다시 100포인트 이상 급락 1028.50까지 밀렸으나, 장 막판 연기금이 낙폭 확대 저지에 나서며 `1000`이라는 네자릿수를 지켜냈다.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4.88포인트(7.48%) 폭락한 1049.71로 마감하며 사흘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2005년 7월12일(1043.8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 하락률은 올들어 2번째로 높았다.
코스피지수는 불과 사흘만에 158포인트 폭락했고, 시가총액도 533조원대로 밀리며 하루사이 42조원이 허공으로 증발됐다.
외국인이 1012억원을, 기관이 63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개인이 1374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신권에서는 2552억원 순매도를 했지만, 연기금은 막판 매수세를 강화하며 1896억원 순매수했다.
차익 거래에서 2626억원 순매도가 나왔지만 연기금 매수세에 힘입어 비차익 거래에서 1804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프로그램 매매는 82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 구분 없이 전 업종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기계 건설업 비금속광물 전기가스업 보험 종이목재 업종 등은 10% 이상 급락했다. 운수장비 의료정밀 의약품 등은 3%대 낙폭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가장 양호했다.
신저가 종목이 1342개나 속출한 가운데 대부분 종목들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오른 종목은 57개에 불과했지만 떨어진 종목은 14배에 해당하는 807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도 2종목 밖에 없었지만 하한가 종목은 118개나 됐다.
시가총액 상위주를 중심으로 대형주도 줄줄이 무너졌다. 52주 최저치를 기록한 삼성전자(005930)가 7% 가까이 급락하며 50만원 아래로 밀려난 가운데, LG전자(-8.29%), LG디스플레이(-9.28%), 하이닉스(-14.75%) 등 대형IT주들이 폭락했다. 이 밖에 포스코(005490), SK텔레콤, KT&G 등도 하락했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는 1.2% 올랐다.
정부의 대책발표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경색 우려로 은행, 건설주들이 추락했다. 현대건설(000720)이 하한가로 직행했고, GS건설도 10% 이상 급락했다. 우리금융, 신한지주, KB금융 등 은행주들도 폭격을 맞았다.
소비위축에 대한 우려로 롯데쇼핑, 신세계 등 유통주들도 미끄러졌고, 시장 급락으로 한화증권 현대증권 신영증권 동부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글로벌 침체 우려에 현대제철, 동부제철, 동국제강이 하한가로 밀리는 등 철강주의 낙폭이 컸고,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도 출렁였다.
한국가스공사가 정부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며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고,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인상 추진 소식에도 불구하고 11% 급락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전날보다 늘어난 3억9395만주와 5조2868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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