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기자] 국내선 항공요금이 사상 처음으로 10만원대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고유가를 이기지 못하고 국내 항공업계가 국내선에 유류할증료를 적용해 줄줄이 항공요금을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유(MOPS)는 지난해 연말 110달러를 기록했으나 최근에 16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연초 항공운항 비용의 17%를 차지하던 유류비는 현재 50%까지 뛰어오른 상황이다.
항공업계는 이렇게 급등하는 유가로 인해 국내항공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내선 줄줄이 인상 예고..아시아나·제주항공 조만간 실시
대한항공(003490)을 필두로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 등 국내항공사들이 줄줄이 유류할증료를 국내선에 도입할 예정이다.
5일 대한항공은 국내선에 유류할증료를 적용, 발권일 기준으로 내달 1일부터 2개월 동안 모든 구간의 국내항공료를 각각 1만5400원씩(부가세포함) 일괄인상키로 했다.
이 같이 유류할증료가 적용되면 김포~제주노선은 편도기준으로 8만8300원에서 10만3800원으로 오른다. 국내선이 10만원대를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처음 적용된 국내선 유류할증요금제는 업계 자율로 결정해 국토해양부에 신고하고 20일 전에만 고시하면 된다.
신설되는 국내선 유류할증요금은 노선 구분없이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의 등락에 따라 2개월 단위로 부과 요금이 변경된다. 유가 움직임에 따라 또 다시 상향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과 비슷한 수준의 유류할증료 도입안을 놓고 검토중이며, 이르면 내달부터 시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항공도 대한항공의 유류할증료 적용 여파를 지켜보면서 8월쯤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저가항공사를 표방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지난달 고유가 탈피책으로 기존항공사 대비 70%선이던 요금을 80%선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유가..가능한 방법 모두 찾아라"
항공업계는 연초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기준으로 유가를 연평균 80달러대로 예상했다. 그러나 유가가 가파르게 뛰어올라 손익분기점을 맞출수 있는 110달러를 훌쩍 넘어섰고, 항공업계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유가의 고공행진은 항공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항공은 올 1분기 연료유류비로 8116억원을 사용해 지난해 1분기보다 50% 급증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3129억원을 연료유류비로 사용해 전년동기보다 40%나 늘었다.
특히 국내선은 대부분 노선의 탑승률이 100%라도 적자가 나는 구조로 애물단지가 돼버렸다.
단거리지만 이착륙시 항공류 소비가 많데다 운임은 소비자 부담 등을 고려해 거의 고정돼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1~5월 국내선 사업의 누적 적자만 300억원을 넘어섰다.
최악의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항공사들은 항공료 인상 뿐 아니라 감편이나 운휴의 `고육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7월 중순까지 비수기동안 한시적으로 수요가 부진한 12개 노선을 감편하고 부산∼시안 등 5개 노선을 한시적으로 운휴하는 노선 조정안을 시행하고 , 수익성이 적은 화물노선도 감편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수익성이 매우 낮게 나타난 중국지역 6개 노선에 대해서는 감편 및 운휴 조치를 시행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15일에서 3개월 가량의 무급휴직제를 실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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