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이랑기자]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차례로 활력을 불어넣자 뉴욕증시는 순조롭게 달리고 있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때와는 달리 꽤 여유로운 어닝 랠리 바통잇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주 한주 동안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4.3%씩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4.9% 올랐다.
인텔, IBM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해외 사업 호조로 경기 후퇴 우려에도 불구,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과시했다. 실적 시즌마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던 금융기업들의 성적표는 여전히 저조했지만 예상 수준 범위 내의 손실이어서 충격은 크지 않았다.
21일(현지 시간)에는 시가총액 기준 미국 1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장 시작과 동시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이 회사의 목표치보다 훨씬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어닝 랠리 바통을 제대로 이어받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애초부터 기대는 낮다.
월가는 BOA의 순익이 3분기 연속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톰슨 파이낸셜은 BOA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감소한 주당 0.41달러의 순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전체 실적 전망도 부정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14명의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9명이 올해 BOA의 실적이 전년과 같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앞서 지난 1월 BOA의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순이익을 20% 늘리겠다"고 호언장담한 상황이어서 실망감은 증폭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대가 낮다는 점이 오히려 희망적이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의 경우 월가에서는 주당 1.6달러의 손실을 예상했지만 1달러에 머무르면서 금융주에 대한 `기우`를 거둬냈다.
미국 3위 증권사 메릴린치는 3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 94년 역사상 가장 긴 기간동안 손실을 나타냈지만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설사 저조하더라도 `예상했던 대로`라면 악재도 호재도 아니다. 낮은 기대감을 조금이라도 충족시킨다면 `악재`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호언장담했던 루이스 CEO가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처럼 `신뢰을 어겼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이 밖에 이날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는 제약회사인 일라이 릴리(0.84달러), 머크(0.84달러) 등은 실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실적 : 개장 전 릴리엘리가 실적을 발표하며, 장 시작과 함께 BOA와 머크가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