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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객이 자동차 카드 할부를 이용하면 카드사가 1차로 자동차 회사로부터 신용판매(일시불) 결제에 따른 가맹점수수료를 받고 또 이를 카드 할부로 즉시 전환해 고객에게 할부 수수료를 추가로 받는다는 점이다.
카드사의 자동차 카드 할부는 최초 결제를 일시불로 진행한 후 즉시 이를 최장 60개월에 달하는 할부로 전환한다. 장기 할부로 바로 전환하기 때문에 결제 이후 최장 42일까지 제공하는 신용 공여 기간이 없다. 그런데도 카드사는 자동차 카드 할부를 신청한 고객에게 수년 동안 이자 성격의 수수료를 별도로 수취하면서 자동차 회사로부터 1.9% 수준의 가맹점 수수료도 받았다.
특히 카드사는 일반 고객보다도 고객이 차량과 각종 부대 서비스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력을 끼치는 자동차 판매인(딜러)을 공략했다. 카드사는 자동차 딜러에게 금융중계수수료로 캐피탈이나 은행보다 최대 2배가량 많은 금액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판매인은 대당 수십만 원의 수수료 차이가 나다 보니 카드사의 할부 상품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 할부 결제에서 카드사의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은 국산 신차가 53조 6000억원, 수입 신차가 24조 9000억원으로 총 78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신용카드로 결제된 금액은 총 41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52.5%를 차지했다. 국산 신차는 카드 결제금액이 40조 3000억원에 달해 전체 매출의 75%를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 구매 시 고객이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고 은행이나 할부금융사의 할부 상품을 이용했다면 자동차 제조사가 굳이 가맹점수수료를 낼 필요는 없고 고객은 할부 이자만 내면 된다”며 “이러한 가맹점 수수료는 고스란히 자동차 원가에 녹아있어 자동차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카드 할부 특별한도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카드 할부를 이용할 때는 기본 한도와 상관없이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특별한도를 임시로 부여하기 때문이다. 특별한도는 병원비나 경조사 등 불가피한 항목에서 일시적으로 지출이 늘어났을 때를 대비해 도입한 제도로 자동차 할부는 취지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할부 기간도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 카드 할부는 대출 기간이 카드사별로 최장 60개월에 이르고 대출 기간에 이자 성격의 수수료도 수취한다. 상품의 성격만 보면 사실상 장기 대출에 가깝지만 현재는 일반적인 2~3개월 카드 할부와 같이 단순 할부 서비스로 분류돼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심지어 자동차 카드 할부는 카드사의 부가 서비스인 할부 서비스로 분류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8개 전업카드사의 2021년~2023년 연도별 할부서비스 이용액 중 자동차 할부 이용액을 살펴보면 지난해에만 3조 5041억원의 이용액이 할부 서비스 계정에 잡혀 DSR 산정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3년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지만 대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 자동차 카드 할부가 DSR 산정에서 빠져 있다는 것은 가계 부채 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