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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란팅 포럼 기조연설에서 대만의 주권은 중국이 갖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며 “대만에서 불장난을 하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에서도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친 부장은 또 “최근 중국이 현 상황을 뒤집고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방해한다고 비난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있었다”며 “(대만의 평화를 해치는 것은) 중국 본토가 아니라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과 현상 유지를 방해하려는 일부 국가들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친 부장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친 부장은 ‘일부 국가들’이 어떤 나라인지도 구체적으로 열거하진 않았다.
이날 친 부장의 발언은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대만해협 등지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은 이달 초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강력 반발한 이후 군사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 비판에도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이날도 중국은 오후 6시부터 오는 23일 오전 8시까지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며 선박 진입을 금지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브루나이 등 주변 국가들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는 곳이다.
이번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훈련은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11일부터 1만 7600명 이상의 병력이 참가하는 ‘발리카탄’ 연례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발리카탄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6월 페르난디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동맹을 강화한 데 따른 영향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5~7일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에 대한 보복조치로 대만포위 훈련을 실시했고, 11일엔 서해에서 1만t급의 구축함 난창함과 4200t급 미사일 구축함 칭다오함 등으로 편대를 이뤄 수일 동안 고강도 실전 종합 훈련을 진행했다. 이후 16일 기상 관측 위성 발사를 이유로 대만 북부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가 하면, 18일엔 중국 칭다오해사국이 산둥성 칭다오항 앞바다에서 ‘중대 군사활동’을 예고한 뒤 훈련을 벌였다. 칭다오는 중국의 군사 요충지로 인민해방군의 해군기지가 있는 곳이다.
한편 친 부장은 이날부터 사흘간 필리핀을 방문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포함한 안보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필리핀이 최근 미군기지 4곳을 추가 설치하겠다고 예고해 중국을 자극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