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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양당 대선후보들이 “성평등의 시계를 오히려 거꾸로 되돌리고 있다”며 ‘성차별’, ‘불평등’, ‘혐오’에 멈춰 있는 2022년 대선시계를 ‘성평등’, ‘젠더 정의’, ‘돌봄 민주주의’ 등으로 되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성폭력특별법에 무고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하거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남초 커뮤니티 글을 공유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현재 거대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과연 성평등 국가 실현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단체는 “성평등이라는 헌법 가치를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할 부처의 권한을 강화하고 그에 걸맞게 부처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면서도 거대 양당 대선 후보가 모두 밝힌 여성가족부 개편 등 여성 관련 정책을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고 언급하며, ‘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단체는 “사실상 성평등을 기계적인 ‘양성평등’으로 인식하고 성차별이 남성중심 가부장제 사회에서 타자이자 ‘2등 시민’으로 취급받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의미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홍보를 했다”며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단체는 “매년 성폭력 가해자 성별 비율이 남성 95%(2020년 법무부 기준)를 웃도는 상황에서 남성을 포함한 가부장제 사회문화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고 이끌어내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라며 “성폭력의 발생 원인이 성별 권력관계라는 것과 성폭력·성차별이 난무하는 현실,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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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에 나선 류형림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장은 “여성과 남성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페미니즘이 아니다”며 “생존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남성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사회안전망을 지원하는 대신 여성탓, 광기의 페미니즘 탓이라는 오해를 부추기며 표심잡기에 나서는 대선 후보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병역의무라면 병사들에게 제대로 된 월급을 주고 인권이 보장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알량한 군 가산점을 들먹이며 대선후보가 갈등을 조장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단체는 ‘젠더 갈등’을 성평등한 사회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와 이에 대한 백래시(backlash·반동)를 여성 대 남성의 대결 구도로 보는 허구적 담론으로 규정하며, 두 후보가 이를 부추겨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 비전과 이에 대한 토론이 시급하고 중요한 시기”라며 “대통령 후보가 지금처럼 표 계산에만 골몰하며 현재의 잘못된 흐름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양당 후보들이 한국 사회에 대한 비전 제시는커녕, 누가 더 최악인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 흐름에 편승해 여성들의 입을 막고, 수많은 여성의 땀과 노력으로 이룩한 성평등 정치와 정책의 기반을 무너트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