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은 30일 오후 부산항을 출항해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향하는 4600TEU(20피트 컨테이너 크기)급 5번째 임시선박 ‘인테그랄호’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해운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던 해상 물동량이 하반기부터 급증, 선박뿐만 아니라 컨테이너박스마저 모자란 상황이다. 프랑스 해운산업분석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글로벌 미운항선박율은 지난 5월 말 11.6%에서 이달 현재 1.5까지 급감한 상황이다. 현재 선박고장, 수리 등으로 운항이 불가능한 선박 외에는 모든 선박이 항로에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여건에서 미주항로에 임시선박을 추가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HMM도 노선을 공동운항하는 선사들의 사전 동의를 구해야 기존 노선에 투입 중인 선박을 재배치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박을 공유하지 못하는 만큼 타 선사들과의 합의가 어려운 편이다. 또한 기존 노선을 이용하던 화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시 타 노선에서 소규모 선박 등을 재배치하는 등의 수고들이 필요하다. HMM 관계자는 “1척의 임시선박 투입으로 인해 선사가 운영하는 약 100척의 선박 관련 모든 기항 일정, 항로 계획, 하역 순서 등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일정이 변동되면 항만과의 일정도 재협의해야 하는만큼 적기에 선적되지 못하는 화물들도 발생하게 된다. 이럴 경우 선사는 화물 보관 및 관리 부담을 지게 된다. HMM은 이 같은 애로 속에서도 국적선사로서 역할을 위해 임시선박 확보에 총력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MM은 지난 10월 말부터 총 4척의 임시선박을 순차적으로 투입, 국내 수출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HMM의 임시선박 투입은 대기업에 비해 더 환경이 더 열악한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날 출항하는 인테그랄호에 선적된 총 3880TEU의 화물 중 약 64%의 물량이 중소·중견기업 화물이다. 해당 화물들은 임시선박이 없었으면 최소 1개월 이상 수출이 지연될 상황이었다. 선적 화물 중에는 공기청정기, 면역력 증강제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더욱 관심이 높아진 국산 마스크, 손세정제 등 K-방역용품 150TEU가 포함됐다. 함께 선적된 자동차 부품 1000TEU는 미국내 3대 자동차 생산시설에 납품될 예정이다.
HMM 임시선박을 최근 활용한 A식품업체 관계자는 “임시선박으로 인해 불가능에 가까웠던 수출화물을 차질없이 수출함에 따라 월매출 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했다. B화학업체도 “하반기 수출계약이 급증했으나, 선적공간 부족으로 취소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며 “HMM의 임시선박에 계약된 물량을 모두 선적하면서 해외 바이어와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HMM은 다음달에도 임시선박 2척을 투입키로 했다. 당장 다음달 8일 4600TEU급 선박에 이어 월말엔 5000TEU급 선박을 연이어 투입할 예정이다. C화장품 스타트업은 다음달 선적이 불가능해 해외 바이어와 추가 계약이 무산될 상황이었지만, HMM의 임시선박 투입으로 선적 공간을 확보, 추가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비상체제를 가동해 선적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앞으로도 임시선박 투입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동원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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