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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깨졌다‥신용대출 금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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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기자I 2020.08.21 11:01:01

기준금리 인하,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 하락 속도↑
신용대출에 붙던 '위험프리미엄'도 연체율 하락 속에 ↓
고신용자 끌어들이기 위한 신용대출 경쟁도 한몫
중하위 대출자 신용대출 금리, 여전히 높은 편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은행에서 근무한 직원들도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할 정도다.

보통은 신용대출이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다. 연체·부도에 대한 리스크가 주담대보다 더 많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의 금리 역전 상황이 △신용대출 금리 하락 속도가 주담대보다 빨랐고 △고정 비용 부담이 주담대가 더 많은데다 △고신용자 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 간 신용대출 금리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고신용자 대출 시장 內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역전

20일 기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비교 (각사 취합, 농협은행은 19일 기준)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1~2등급 신용자 기준 신용대출 최저선은 1.75%까지 떨어졌다. 반면 주담대 금리는 최저선이 2%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1~2등급 고신용자가 우대금리까지 받으면 주담대보다 더 싸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 5월부터 목격되기 시작해 6월부터 본격화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신용등급 1~2등급 대출자를 대상으로 실제 판매된 신용대출 상품 금리(평균치)는 은행별 최저 2.22%에서 2.38%까지 분포돼 있다. 같은 달(6월) 주담대 금리는 이보다 높은 2.51~2.69%까지였다.

단기채 금리 급락→ 신용대출VS주담대 금리 역전

은행권에서는 신용대출 금리 하락 속도가 주담대보다 더 빠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 해 전인 2019년 6월 신용대출 금리(1~2등급 기준)는 은행별로 3.07~3.82%다. 올해 8월까지 1년 동안 새 0.8~1.5%포인트 정도 빠진 셈이다. 같은 기간 주담대(2019년 6월 2.74~2.9% → 2020년 6월 2.51~2.69%) 하락 폭이 0.2~0.4%포인트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가파른 수준이다.

시중은행 내 대출 금리(신용 1~2등급)평균치 비교 (자료 : 은행연합회, 주담대 : 10년만기 이상)
이는 각 대출 상품에 필요한 자금 조달 비용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강하다. 신용대출에 활용되는 단기채 금리가 빠르게 떨어진 반면 주담대에 쓰이는 장기채 금리 하락 속도는 느린 편이었다.

신용대출 자금원으로 많이 쓰이는 AAA은행채 6월물의 경우 지난 18일 기준 0.659%의 수익률(금리)을 기록했다. 2019년 8월(16일, 1.347%)의 절반, 2018년 8월(16일, 1.798%)의 3분의 1 수준이다.

주담대 대출 자금 확보에 많이 쓰이는 AAA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8일 1.31%를 기록했다. 6월물(0.659%)의 두 배 수준이다.

AAA등급 은행채 수익률(%) (자료 : 한국자산평가)
저금리 기조 속 위험프리미엄 감소도 결정적

신용대출과 주담대 간 각기 다른 원가 차이도 금리 역전 현상을 불러왔다.

은행 대출 금리는 원가라고 할 수 있는 ‘기준금리’(코픽스, CD, 은행채 금리 등)에 ‘가산 금리’와 ‘가감 금리’가 붙어 결정된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의 7월 기준 1~2등급 10년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출금리(2.53%) = 기준금리(1.32%) + 가산금리(2.33%) - 가감조정금리(1.12%)’로 계산됐다.

KB국민은행 10년만기 1~2등급 주담대 대출금리 산출 예시
가산금리는 은행의 마진과 비용, 목표 수익률 등이 포함된 금리다. 업무원가, 법적 비용, 위험프리미엄 등도 포함돼 있다.

가감조정금리는 본점이나 영업점에서 재량껏 떼거나 붙일 수 있는 금리다. 고신용자일수록 할인되는 가감 폭이 크다.

주담대는 담보 설정과 관련된 업무원가와 법적 비용 등 고정 비용 부담이 높다. 신용대출은 대출자의 신용리스크를 대비한 위험프리미엄이 높은 편이다. 최근 추세는 주담대의 고정비용은 올라가고, 신용대출의 위험프리미엄은 낮아지는 분위기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줄면서 연체나 부실 위험 또한 줄었다”면서 “자연스럽게 위험 프리미엄도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간 신용대출 경쟁도 금리 하락에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량 고신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저렴한 모바일 신용대출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금리 신용대출, 중하위 신용자에겐 ‘그림의 떡’

그러나 중하위 신용자들의 신용대출 금리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특히 신용등급 3~4등급 이하 대출 시장에서는 여전히 담보가 있어야 싸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중하위 신용등급 대출자가 많은 신용공제조합이나 저축은행 2금융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의 금리 인하 혜택이 고신용자들에 주로 돌아간 것 같다”면서 “신용대출·주담대 금리 역전 현상은 이에 대한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고신용자와 중신용자 대출 금리 비교 (자료 : 은행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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