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비 쇼' 빌 코스비, 美미투 유명인 첫 실형

빌 코스비.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스비쇼’로 국내에도 유명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81)가 결국 감옥에 가게 됐다. 그는 성폭행 혐의로 지난 2004년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이로써 코스비는 ‘미투(Me Too)’ 캠페인 촉발 이후 미국의 유명인사 가운데 성범죄로 첫 유죄 선고를 받은 인물이 됐다. 코스비는 지난 2004년 모교인 템플대학 여자농구단 직원 안드레아 콘스탄드에게 약물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후 필라델피아에 있는 자신의 맨션에서 성폭행한 혐의 등 총 3건의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스티븐 오닐 판사는 25일(현지시간) 코스비에게 약물 투여에 의한 성폭행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10년을 선고했다. 오닐 판사는 “이제 심판의 시간이 됐다.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으며, 유명인이든 아니든 다르게 처벌받을 수 없다”면서 “약물에 의한 성폭행은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닐 판사는 또 코스비에게 벌금 2만5000달러(약 2800만원)를 부과하고 성범죄자 목록에 이름을 올리도록 지시했다.

코스비는 지난 4월 배심원단 평결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배심원 평결 결과를 받아들여 이날 코스비의 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정해 선고한 것이다. 앞서 검찰은 선고 공판 첫째 날인 지난 24일 “코스비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으며 재범 가능성이 있다”면서 징역 5년에서 징역 10년 사이의 형을 선고해 달라고 구형했다. 케빈 스틸 검사는 선고 직후 “정의 실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드디어 가면을 벗고 감옥으로 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비의 변호인단은 그가 고령인 점을 감안해 가택연금에 처할 것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스비는 선고 직후 수갑이 채워진 채로 구치소에 수감됐다. 3년 간 복역후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지만, 거부당할 경우 복역기간은 최장 10년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