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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햄-소시지,성장 제동 걸리나

함정선 기자I 2015.10.28 11:09:15

WHO, 소시지와 햄 등 ''1군 발암물질'' 분류
육가공 업계 매출과 이익 감소 우려..협회 통해 대책 마련
아질산나트륨 등 첨가물 넣지 않은 브랜드 홍보 강화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돼지고기 가격 안정으로 한숨을 돌렸던 육가공 업계가 또다시 ‘악재’ 폭탄을 맞았다. 소시지와 햄 등 가공육이 담배, 석면과 같은 발암 물질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제품 판매가 감소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더 건강한’ 브랜드
28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롯데푸드(002270) 등 주요 육가공 업체들은 WHO 발표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섰다. WH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산하 국제암연구소(IAC) 연구를 토대로 소시지와 햄, 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와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 높아진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업체들은 우선 육가공협회를 통해 WHO의 조사가 과장됐다는 점과 한국인의 육류 소비가 서구에 비해 크게 적다는 점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개별 업체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협회를 통해 한국인의 육류 섭취량 등 WHO 발표를 반박할 근거를 찾겠다는 것.

이와 함께 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가이드라인을 제시를 기다려 이를 바탕으로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식약처는 WHO의 발표 이후 전문가 자문, 부처 간 협의 등을 통해 적절한 육가공 식품 섭취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롯데푸드 ‘엔네이처’ 브랜드
그러나 문제는 협회나 식약처의 기준만으로 가공육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신력 있는 WHO의 발표이다 보니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공육 섭취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육가공 업체들은 ‘아질산나트륨’ 등 발암물질을 만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 합성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육가공 브랜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더 건강한 햄’, 롯데푸드는 ‘엔네이처’ 등 첨가물을 넣지 않은 육가공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진주햄도 무첨가 브랜드 ‘육공방’을 출시했다.

업체들은 WHO 발표에 따른 소비자 불안이 확산되거나 지속될 경우 매출이나 영업이익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육가공 관련 업체들은 최근 간편식(HMR) 시장 확대와 캠핑 등 아웃도어 관련 음식 판매 증가 등으로 실적 호조를 보여왔다.

돼지고기 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원가 부담이 늘어난 것이 문제였지만, 3분기 돼지고기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업체들은 영업이익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WHO의 발표로 오히려 매출 감소를 우려해야 할 처지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약처가 육류 섭취 권장량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그에 따라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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