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용기자] "회계연도를 11월부터 가상으로 적용하니까 공사가 두달 먼저 진행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설계와 공사가 모두 빨라지더라구요"
"설계가 빨라져서 부실공사를 유발하게 되지는 않나요?"
"합동설계단을 운용하니까 그런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유관기관 부서 협의를 동시에 시작하니 종합적으로 문제점을 볼 수 있게 됐죠"
2일 오후 3시. 경기도 파주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중앙부처 과장급 공무원들과 파주시청 공무원들간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토론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등 12개 중앙부처 공무원 50여명이 예산조기집행 벤치마킹을 위해 파주시에서 제10차 예산집행특별점검단회의를 가진데 따른 것.
파주시가 예산 조기집행의 벤치마킹 사례로 꼽힌 것이다. 파주시는 지난 4월 재정 조기집행에 대한 행정안전부 평가에서 전국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회의에 앞서 부처 합동으로 하수관정비사업 등 예산조기집행과 관련된 공사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파주시는 공사를 발주할 땐 매일 오전 8시에 관련부서가 모두 참석하는 실무종합심의회의를 열어 인·허가사업들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있다. 특히 연초에는 전기·가스설비 등 유관기관이 모두 참석하는 도로관리심의회의를 열어 한번 판 땅을 다시 파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권오봉 기획재정부 재정정책국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선 지난달 재정집행 현황과 함께 상반기 조기집행 목표 달성을 위한 부처별 대책을 점검했다. 또 경기도와 파주시의 조기집행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지자체의 집행 애로사항에 대한 건의와 토론이 이뤄졌다.
파주시는 이날 회의에서 시의 모든 공사를 10월 이전에 끝내는 시책인 `클로징 10`을 소개했다.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된 `클로징 10`은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10월까지를 가상 회계연도로 삼는다. 11월부터 합동설계반을 발족해 설계와 착공 등의 순으로 공사를 진행한 결과, 5월말 현재 발주공사의 집행실적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류화선 파주시장은 "시민들 입장에서 겨울철 공사는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비춰진다"며 "가상회계연도를 세운 `클로징 10`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니까 동절기 공사가 없어진 것은 물론 예산조기집행에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5일 현재 집행관리 대상인 사업비 257조7000억원중 119조4000억원을 집행해 계획 대비 99.7%의 집행율을 보이고 있다. 파주시의 경우도 지난달 26일 현재 3368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상반기 목표 대비 97.8%의 집행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