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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아침 9시 (안 후보 쪽으로부터) 단일화 결렬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가) 시간과 장소를 정해준다면 지방 가는 중이라도 차를 돌려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단일화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국민들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에 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화는 전날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며 발표만을 남겼다. 하지만 안 후보 측에서 이날 오전 9시 최종 결렬을 갑작스럽게 통보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양측은 지난 3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접축하며 단일화 협상의 물꼬를 텄다. 이어 7일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직접 연락해 안 후보와 교감을 전제로 단일화 조건을 제안하며 본격적인 협상의 장이 마련됐다. 이후 윤 후보는 협상 라인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신재현 국민의당 선대위 상임고문을 추가했다. 10일에는 윤핵관으로 불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본부장도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3개의 협상 라인이 마련된 것이다.
야권 단일화는 13일 중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경선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와 관련 이 본부장은 전날 장 의원에게 연락해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이 지금껏 해온 단일화 협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며 이해를 요구했다’고 국민의힘 측은 설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20일 윤 후보와 안 후보의 회동 일정을 합의했지만, 갑작스런 안 후보의 심경 변화로 취소됐다고 부연했다.
26일은 더욱 극적이다. 장제원-이태규 라인은 각 후보에게 전권을 위임받아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협상에 착수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9시 이 본부장이 안 후보가 완주를 철회할 추가 명분을 요구하며 다시 답보상태에 빠졌다. 결국 이들은 27일 새벽 0시40분부터 오전 4시까지 협상해 다시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 이 본부장은 윤 후보 측에 단일화 협상 결렬을 최종 통보했다.
윤 후보는 야권 단일화 결렬과 관련해 “이유를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그쪽에서도 오늘 아침에 답이 와서 이유를 물었더니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安 “尹측 내용 고려할 가치 없어…협상 시한 종료”
안 후보는 이날 호남 유세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전권 대리인 개념이 없다”며 “그냥 그 말을 듣고나서 그 말에 대해 저희끼리 논의한 끝에 한 번 결론을 내자 수준”이라며 “그리고 오늘 아침 전해온 내용을 듣고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재차 “협상에 대해서는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협상에 나선 이 본부장도 이날 별도 입장문을 통해 “ 윤 후보 측이 구상하고 제시하는 단일화 방향과 내용이 상호 신뢰를 담보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봤기에 오늘 아침 최종 결정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본인의 알리바이를 얘기하며 피해자 이미를 가지려 노력했다. 또 단일화 여지가 열려있다고 말하며 중도층의 동요를 막으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열려있다는 의미도 포함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