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코스피가 사흘째 큰폭으로 하락하며 2000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7.79포인트(2.31%) 떨어진 2018.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흘간 하락폭은 무려 153포인트에 달했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날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139조원으로 전일에 비해 26조 감소했다. 사흘간 86조원이 넘게 사라졌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틀간 급락에 따라 이날 코스피는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밤 뉴욕증시가 힘겹게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호재였다. 경제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와 이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 반전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히 컸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에 힘없이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 비중이 큰 한국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주말에 발표 예정된 경제지표가 시장심리를 반전시키기에 부족하다는 우려와 미국 더블딥 가능성이 고조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 매도가 공격적으로 나왔고 프로그램매매에서도 차익물량이 나오면서 수급이 악화됐다"면서 "글로벌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수출주들이 타격을 입은 게 컸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존 그리스리스크, 미국부채협상이 이벤트성인데 반해 경기지표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긴 만큼 당분간 투자심리가 살아나기엔 시간이 걸린다"며 "이번달까지는 변동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은 이날 4393억원 팔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사흘간 1조5918억원을 순매도 했다. 기관도 증권 은행을 중심으로 1222억원 순매도 했다. 개인은 4721억원 사면서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지수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매매에서도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041억원의 순매수 물량이 흘러나오면서 지수하락을 부추겼다.
업종별로는 미국 경기 둔화로 수출주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자동차 화학 정유 등 기존주도주와 IT주의 하락폭이 컸다.
화학주가 가장 부진했다. 대만 포모사 화재로 인해 단기급등했던 화학주는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매도로 5.35%나 떨어졌다.
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GS(078930)등 정유 3사가 7~8%대로 떨어졌다. LG화학(051910)도 7.45% 떨어졌고, 코오롱인더(120110) 한화케미칼(009830) 호남석유(011170) 등이 7~9%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외 기계 서비스 운송장비 등이 3%이상 떨어졌고 철감금속 건설 등이 2%이상 하락했다.
반면 음식료 통신 은행 등 내수주들은 소폭 상승하며 하락장에서 선전했다.
시가총액상위주들도 대부분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전자(005930)가 1.44% 내린 82만10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 등도 2~3% 떨어지며 부진했다.
반면 신한지주(055550) SK텔레콤(017670) 삼성화재(000810) 등은 소폭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5개를 포함 234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2개를 포함 609개 종목이 하락했다. 60개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거래량은 3억4835만주, 거래대금은 7조536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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