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프리뷰)TI를 믿어볼까나?

김경인 기자I 2005.10.24 16:29:16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전 주의 부진은 약세장의 시작일까? 아니면 11월 랠리의 전조일까?

인플레이션과 추가 금리인상 우려로 우울한 한 주를 보낸 뉴욕 증시가 바쁜 한 주를 시작한다. 3분기 국내 총생산(GDP), 9월 신규주택판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줄지어 대기중이며, S&P500 종목의 약 3분의 1이 3분기 실적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주식투자 연감인 스톡 트레이더의 알마넥(Almanac)에 따르면, 10월 중순의 부진은 종종 10월말의 바닥, 11월의 랠리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주 활발한 손바뀜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며 일방적인 매도세가 바닥을 쳤다는 긍정적 신호가 발견되기도 했다.

윈드햄 파이낸셜 서비스의 폴 멘델손 수석 투자 전략가는 "다음 몇주간 시장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시장의 하락세가 과도했고, 역사적으로 모멘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유입될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넘쳐나는 재료들이 역풍으로 몰아칠 가능성도 높다. 미리 성적표를 내놓았던 기업들이 구글을 제외하고는 영 신통치 못했을 뿐더러, 인플레와 금리인상 우려가 시장 심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릴레이 자산운용의 네드 릴레이 수석 투자 전략가는 "최근 정유와 부동산 분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다른 분야로 움직이는 `회전`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랠리에 대해 확신할 수 없게하는 원인으로, 경제 둔화 우려가 시장 심리를 위축시킨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초점은 일단 실적에 쏠리게 된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대신, 세계 최대 휴대폰용 반도체 생산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약세장에서도 나스닥을 끌어올렸던 구글의 견인력이 TI로 이어질지가 주된 관심사다.

전문가들(톰슨 파이낸셜 기준)은 TI의 3분기 순이익이 주당 40센트로, 전년 동기 32센트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 매출도 35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32억5000만달러 보다 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 게이트웨이와 머크, 아메리칸 익스플레스, 질레트, 델타 등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한다. 머크는 주당 62센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72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돼, 전년 60센트, 69센트에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달간 허리케인과 함께 증시를 뒤흔들었던 국제유가는 완연한 소강상태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 인도분은 싱가포르 시간 오후 12시37분 현재 뉴욕상품거래소(NYMEX) 시간외거래에서 배럴당 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허리케인 윌마가 시속 115마일(185km)의 강풍을 동반하고 이동중이나 플로리다 해안을 향하고 있어 멕시코만 주요 석유생산 플랫폼들은 안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창 카트리나와 리타의 피해를 복구중인 기업들로서는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인터내셔널 페트롤리엄 비즈니스의 안토리 누난 제너럴 매니저는 "허리케인 윌마가 플로리다주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며 "허리케인 시즌이 드디어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수입을 통해 카트리나와 리타에 따른 재고 부족을 보충했기 때문. 블룸버그 통신이 40명의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68%인 27명이 이번주 유가 하락을 예상했다. 2004년 4월 이후 최고로 약세 전망이 많았다.

한편 선행지표인 지수 선물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시간 오후 4시8분 현재 S&P500 지수 선물이 0.5포인트 오른 반면, 나스닥100 지수 선물은 1.5포인트 하락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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