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실상 서비스 모두 복구”…이용자는 여전히 불안감

김정유 기자I 2022.10.21 13:25:50

20일 오후 기점으로 사실상 모든 서비스 정상화
판교 센터내 3만2000개 서버 대부분 복구한 듯
하지만 이용자 반응 싸늘, "다른 앱과 병행하자"
손배소 위한 카페도 개설, 신속한 보상 이뤄져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SK C&C 판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화재 발생 7일째, 대규모 장애를 겪었던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이젠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복구됐다. 다음·카카오 메일은 물론 카페내 단체메일 발송 등 웬만한 기능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다만 복구 자체가 상당히 지연됐던만큼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해 보인다.

21일 카카오 관계자는 “SK C&C IDC의 전원은 100% 공급됐지만 사고 후속조치 등으로 복구 자체는 완전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판교 센터내 카카오 전체 서버는 3만2000대로, 거의 대부분 복구됐지만 완벽한 100%는 아니어서 일부 이용자들별로 서비스 이용시 잠깐의 오류가 있을 순 있다”고 밝혔다.

즉, 사실상 대부분의 서비스가 복구됐지만 ‘100%’는 아니라는 카카오의 설명이다. 이용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불편할 정도로 큰 오류나 장애를 일으키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카카오는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문 게재까지 매일 주요 복구현황 공지를 업데이트해온 바 있다.

실제 지난 19일까지만 해도 크고 작은 오류에 시달렸던 이용자들의 사례도 줄고 있다.

다음에서 ‘UHDTV’ 관련 이용자 카페를 운영 중인 이모씨는 지난 19일 오후까지 다음 단체메일 발송이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당시 이씨는 이메일 제보를 통해 “카카오 공지와 많은 언론에서 19일 기준 서비스 대부분이 복구됐다고 했는데, 정작 해당 서비스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데 어떡하느냐”고 토로했다.

해당 오류는 지난 20일 오후부터 정상화됐다. 이씨는 “다음 단체메일은 20일 오후부터 발송이 됐다”며 “복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끝까지 이용자들의 속을 썩였던 채널메시지, 광고서비스 기능 등도 지난 20일 오후를 기점으로 대부분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는 크게 이용에 불편함을 겪는 이용자들의 사례가 크게 줄었다.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이용자들의 카카오에 대한 신뢰가 대폭 떨어진 건 복구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21일 현재 국내 C커뮤니티를 둘러보면 아직도 여전히 일부 카카오 서비스들을 두고 이용자들끼리 작동 유무를 직접 확인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 공지나 언론 보도 보다는 이용자들끼리 서로 확인하는 게 더 믿을만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부 이용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카카오톡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글로 공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카카오 서비스로부터 이탈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대다수 사람들이 아직 카카오를 사용하는만큼 현실적으로 메신저나 사용 앱들을 쉽게 바꾸긴 어렵다. 이에 이용자들은 “당장 이탈은 어려우니, 다른 메신저나 앱을 병행하면서 사용해보자”라고 서로를 독려하는 진귀한 풍경도 연출하고 있다.

이같은 사태 속에서 신재연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네이버에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카페를 개설해 소송단을 꾸리고 있다. 피해 접수 상황에 따라 LBK앤파트너스 차원에서 전담팀을 구성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신 변호사는 카페 공지글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카카오측이 배상 방안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손해를 어떻게 배상하겠다는 방안도 없고 범위도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구체적인 피해사례를 접수받아 유사사례를 범주화한 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얼마나 배상받을 수 있을지 조언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서비스가 가까스로 정상화 됐지만 이용자들의 불신, 이탈, 소송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도 19일부터 피해 접수 창구를 열고 사례를 취합하고 있는데, 현 시점에선 외부에 현황을 공개하진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 C&C와 카카오간 책임 공방도 중요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불신감, 이탈 등도 카카오에겐 뼈 아픈 일이 될 수 있다”며 “신속히 피해 접수를 진행해 실질적인 보상을 해야 그나마 등 돌린 민심을 다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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