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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번째 생일 맞은 서울 지하철 1호선…92억명 수송한 ‘시민의 발’

김기덕 기자I 2020.08.14 11:15:00

서울교통공사, 1974년 개통부터 현재까지 변천사
1920년대 말 첫 건설논의…1974년 8월 15일 개통
일평균 47만2246명 수송…지구 2275바퀴 돌아

우리나라 최초 지하철인 1호선 전동차에는 지금과 같은 냉방장치가 없었고, 천장에 달린 선풍기를 가동하는 식이었다.(서울교통공사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 1974년 8월 15일 서울역~청량리 구간을 첫 개통한 이래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승객을 수송해 온 ‘시민의 발’ 서울 지하철 1호선이 46번째 생일을 맞았다. 현재는 1호선 탑승시 서울을 넘어 소요산·인천·천안 등 광범위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수도권 전철의 대동맥으로 자리 잡았다. 46년이라는 오랜 기간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경제 발전의 맥을 같이 한 1호선의 역사를 살펴 봤다.

◇1974년 8월 15일 ‘1세대 전동차’ 첫 개통

서울 지하철 건설이 처음 언급된 것은 일제 강점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0년대 말 서울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서자, 전차와 버스로 도시교통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논의가 본격화됐다. 1930년대 말 일제는 본격적인 지하철 건설 계획을 수립한다. 성동역(현 제기동역 인근)~동대문역 구간을 먼저 짓고, 이후 경성역(현 서울역)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일 전쟁을 시작으로 일제가 철근·시멘트 등 건축자재를 전부 전쟁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통제하면서, 지하철 건설은 중단된다.

서울 지하철 건설 논의가 시작되며 다양한 안이 검토되었다. 사진은 1970년 10월 정부가 발표한 ‘1호선 건설계획 및 수도권전철계획’이 반영된 노선도로.(서울교통공사 제공)


한동안 멈춰 있던 지하철 건설은 1960년대 본격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서울이 발전하기 시작하며 다시 물꼬를 트게 된다. 1961년 철도청이 최초로 지하철 건설 계획을 입안했으며, 이후 1964년 윤치영 서울시장이 국회 교통체신분과위원회에 제출한 ‘서울 교통 문제 해결책’에 지하철 건설 계획이 언급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결국 서울시는 1965년 ‘서울 시정 10개년 계획’을 통해 “향후 10년 내에 4개 노선 51.5km의 지하철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다. 1971년 4월 1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첫 착공식이 열렸다. 당시 착공식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3만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1974년 4월 12일 서울역~종각역 구간에서 첫 시운전을 무사히 진행하며 모든 준비를 완료한 끝에, 같은 해 8월 15일 광복절에 서울 지하철 1호선(종로선)이라는 이름으로 개통했다.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 9개 역 7.8km 구간을 5분 간격으로(출·퇴근 시간 기준) 달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이다.

개통 당시 전동차는 6칸을 한 편성으로 구성해, 총 10개 편성을 일본 히타치중공업에서 들여왔다. 이른바 ‘1세대 전동차’라 불리는 차량으로, 교·직류 겸용 저항제어 전동차였다. 외관은 폭 3.2m·길이 20m에 선두부 관통문과 출입문 4개가 있었고, 바탕은 크림색·창틀은 빨간색인 통근형 열차였다.

1977년에서 78년 사이 대우중공업이 해외 기술제휴를 통해 최초로 국산 전동차를 36칸 제작해 1호선에 도입한다. 1981년에는 한 편성을 8칸으로 늘렸으며, 1989년에는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에서 64량을 추가로 도입하고 한 편성을 10칸으로 늘렸다. 1세대 전동차의 사용 내구 연한은 25년이었다. 공사는 1999년 개통 시 도입한 60칸을 모두 폐차하고 최신 VVVF 전동차로 전량 교체했다.

◇9100만km달리며 92억명 수송…지구 2275 바퀴

지하철 1호선은 오랜 기간 달려온 만큼 다양한 기록도 남겼다. 개통 이후 2019년까지 46년 간 1호선이 달려온 총 운행거리는 약 9100만km다. 지구 둘레가 약 4만km인 점을 감안하면 1호선은 지금까지 지구를 총 2275바퀴를 돈 셈이다.

열차 운행횟수 역시 첫 해 2만회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는 59만회로 크게 늘어났다. 누적 운행횟수는 총 2300만회인데, 직결 운행하는 한국철도(코레일) 차량의 운행횟수까지 합치면 3200만회다.

서울교통공사는 내구 연한이 다 된 기존 전동차를 폐기하고, 1999년 새로운 전동차를 도입했다.


1974년 첫 해 1호선 수송인원은 약 3177만 명(일평균 8만7060명)이었으며, 이후 2019년 총 1억 7236만 명(일평균 47만2246명)을 수송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누적 수송인원만 해도 92억4000만명이다. 명실상부한 ‘시민의 발’로 자리 잡은 셈이다.

지하철 운임도 변화했다. 개통 첫 해 기본운임은 30원이었으나, 현재는 125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약 40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1호선 운수수입도 첫 해 7억 6000만원(일평균 200만원)에서 2019년 856억원(일평균 2억3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 1호선은 지금도 서울 도심에서 하루 50만 명 가까이 수송하는 황금 노선이자, 국내 지하철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있는 역사적 유물”이라며 “지속적인 관리와 개선을 통해 100년 넘게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탑승을 위해 표를 건네는 어린이와 그 표를 확인하는 역 직원의 모습.(서울교통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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