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 "친일잔재 청산 안돼"…'친일파 후손' 많다 느껴

장병호 기자I 2019.02.26 10:34:16

3·1운동 및 임정수립 100주년 국민인식 조사
국민 10명 중 7명은 일본에 호감 못 느껴
"3·1운동 정신 계승 위해 친일잔재 청산 필요"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반민족행위자 서훈 취소와 상훈법 일부개정법률안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연합뉴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우리 국민 대다수가 친일잔재가 아직 청산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대해서도 국민 10명 중 7명은 호감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을 통해 진행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국민인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일잔재 청산 여부에 대한 질문에 ‘청산되지 않았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80.1%에 달했다. ‘청산되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15.5%에 불과했다.

친일잔재 청산 여부 조사결과(사진=문체부)


청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정치인·고위공무원·재벌 등 친일파 후손들이 많아서(48.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연령별로는 30대의 비중이 높아 타 연령대에 비해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된 이유에 더 많이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대해 호감도 조사에서는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이 69.4%를 차지했다. ‘호감이 간다’는 답변은 19.0%였으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서는 사죄와 보상 등을 재검토(40.6%), 역사 공동연구(25.4%)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 조사 결과(사진=문체부).


3·1운동을 대표하는 단어 또는 이미지로는 유관순(43.9%), 대한독립만세(만세운동 포함, 14.0%), 독립·해방·광복(9.6%) 등을 꼽았다. 대한민국임시정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는 김구(31.4%)가 가장 많은 반면 이승만은 2.7%에 불과했다. 상해는 11.4%를 차지했다.

3·1운동 정신의 핵심을 묻는 질문에는 자주독립(42.9%), 애국·애족(24.3%) 등의 순으로 답했다. 3.1운동 정신의 계승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친일잔재 청산(29.8%), 역사교과서에 3·1운동 내용 보완(26.2%) 등의 응답이 많았다.

3·1운동의 가장 큰 역사적 가치로는 독립에 대한 민족의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림(41.2%), 본격적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시작(19.4%) 등을 꼽았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가장 큰 역사적 가치는 독립을 위한 외교활동의 구심점 역할(29.0%),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공화제 설립(28.0%) 등을 결정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 대한 역사적 가치 조사 결과(사진=문체부).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사회복지가 완비된 나라(25.8%),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25.2%), 민주주의가 완성된 나라(23.2%) 순으로 답변했다. 100년 후 우리나라의 국제사회 정치·경제적 위상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중상위권 위치에 있을 것(54.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100년 후의 우리나라를 위해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영역을 묻는 질문에는 경제성장(23.5%), 국민갈등 해소(15.9%), 남북군사 대치 해소(13.8%), 국제적 영향력 증대(11.7%), 민주주의 발전(11.0%), 보육·의료 등 복지제도 고도화(11.0%) 순으로 답변했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방법은 무작정 유무선 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CATI)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이다. 자세한 내용은 정책브리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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