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이달 말 출시 예정이었던 1%대 초저리 대출상품인 시중은행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 및 주택 거래량 증가 등 금융·주택시장 여건이 변함에 따라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 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이 상품 출시 일정을 연기한다고 30일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가 상품 출기를 최종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20조원의 한도가 나흘만에 소진되며 ‘대박’을 친 안심전환대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상품을 2.8%의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상품인 반면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코픽스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상품이다.
공유형 모기지는 코픽스에서 최대 1% 포인트를 차감해 금리를 정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7년 후에는 시중금리(코픽스+가산금리)로 전환돼 큰 효과를 얻기 힘들다. 또 7년 후 집값이 올랐다면 은행과 지분율(5대 5)에 따라 수익을 나눠야 한다. 심지어 은행과 수익을 정산한 뒤 집값이 떨어진다면 집주인이 손해를 보게 된다. 7년 안에 집값이 떨어져도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부담을 집주인이 지게 된다. 은행 수익 손실은 대한주택보증이 지게 된다.
대출을 받는 수요자 입장에선 변동성이 적은 2%대 고정금리 상품이 훨씬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암심전환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5억원 이내로 빌릴 수 있고 신용등급이 1~8등급이라면 대출 가능하다.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로 변동금리의 고정금리 전환을 유도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도 1%대 공유형 모기지와 안심전환대출은 엇박자 상품일 수밖에 없다. 1%대 변동금리 상품을 내놓고선 고정금리로 갈아타라고 유도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주택시장 분위기도 고려됐다. 연초부터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고 집값도 상승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소득 여유 계층까지 정부(대한주택보증)가 보증을 서가며 1%대의 저리로 대출을 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 여론을 감안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변동금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와 시중은행의 업무 부담 등을 고려해 (1%대 공유형 모기지) 상품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안심전환대출 판매 추이와 시장 여건을 봐 가며 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