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STX그룹은 핵심계열사인 조선업체 STX조선해양(067250)에 대해 채권단 공동관리를 요청했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조선 채권단이 긴급 유동성을 지원해 주는 것을 전제로 채권단과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을 체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측에 최근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STX그룹은 단기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으면 기업은 일정 기간 채무 상환이 유예되거나 긴급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채권단 공동관리 아래 추가 자산 매각 등 뼈를 깎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꾀해야 한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조선은 글로벌 4위 조선사로 수주 잔고만 159억달러에 이르는 등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시황이 회복되면 자율협약 조기졸업도 가능할 것”이라며 “협약이 체결되면 채권단과 협의해서 경영정상화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여의도 본점에서 채권 은행들을 소집해 STX조선에 대한 자율협약 체결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자율협약 체결 요청에 관한 논의를 거쳐 별다른 이견이 없으면 서면결의 절차에 들어간다.
STX조선은 조선업황 침체 속에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63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말 기준으로 단기차입금규모만 1조1236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올해 5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공·사모사채 규모만 9950억원이다. 또 연말까지 만기 도래 물량만 65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자유협약은 채권 은행 간에 맺는 일종의 신사협정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보다는 강도가 낮다. 반면 채권단이 자금 지원에 따른 자구노력과 구조조정을 강하게 요청할 수 있어 재무구조개선약정보다는 수위가 높다. 워크아웃과 달리 기업 이미지 실추에 따른 타격이 적은 편이고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도 지장이 없다.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9년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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