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히라이 카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가 소니의 자체 능력으로 애플, 삼성전자와 어깨를 겨루는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히라이 CEO는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애플과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다른 업체를 인수할 필요는 없으며 자체적인 힘으로 목표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이 양분하고 있으며 소니는 5%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노키아와 HTC, 리서치인모션(RIM) 등 부진한 경쟁업체를 제치고 지난 3분기 6위에서 3위로 뛰어오르며 약진했다.
일각에서는 소니가 삼성과 애플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다른 업체와의 합병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히라이 회장은 합병이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소니는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 중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모바일 주력상품으로 내세울 ‘엑스페리아Z’를 공개했다. 엑스페리아Z는 애플과 삼성에 도전할 수 있는 특성을 갖춘 소니의 첫번째 스마트폰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1분기에 출시 예정인 엑스페리아Z는 소니의 사이버샷 디지털카메라 기능을 갖췄으며 소니의 강점분야인 TV 특성을 스마트폰에 적용시킨 새 화면을 장착했다.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니는 턴어라운드 전략을 위해 휴대폰 부문 강화에 나섰다. 소니는 지난해 에릭슨과의 휴대폰 합작사 분사를 단행했지만 아직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그러나 히라이 CEO는 취임 9개월 후인 현재의 소니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니는 화학제품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샤프 등과 만든 LCD 합작사 처분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또한 직원 1만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히라이 CEO는 최근 십년 가까이 TV 사업 부문이 손실을 봤지만 다음 회계연도에는 초고화질 TV 등 신제품을 통해 흑자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가전사업을 턴어라운드 전략에 포함시켜 사업분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엔터테인먼트와 금융 관련 사업부분의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