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세계 최대 짝퉁 명품 공급처인 중국이 이제는 위조지폐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춘절(설)을 앞두고, 우리나라와 같이 세뱃돈을 주고받는 풍습을 갖고 있는 중국에서 위조지폐 유통이 몰고올 사회적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홍빠오(붉은 주머니)에 세뱃돈을 넣어서 주고 받곤 한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라인에서 중국 위안화 지폐가 `메이드인 대만`이라는 광고와 함께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최고액권인 100위안(약 2만원)짜리가 베이징, 상하이 등을 비롯한 15개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유통되고 있다. 유통 중인 위조지폐의 일련번호는 `HD90`으로 시작되며, 워낙 정교해 진짜와 구별하기 힘들다고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서 위조지폐 거래자가 유죄 판결을 받고, 중국 남부 지역에서 경찰이 위조단을 급습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성과는 거의 없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오는 26일 춘절 연휴를 앞두고 대규모 소비 지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일까지도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위조지폐 판매`라고 검색하면 관련 웹사이트 주소가 쉽게 검색됐다고 FT는 언급했다.
FT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 지폐들은 액면가의 최저 10%부터 33%가 매겨져 거래되고 있다. 구입자가 지정된 계좌로 결제하면 위조지폐는 가이드를 통해 배달되는 것이 일반적인 유통 과정이다.
이와 관련 이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대변인은 "지폐의 질, 무늬, 자기(마그네틱) 띠 등이 실제 지폐와 현저히 다르며, 누구나 쉽게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다"며 강조하고 나섰다.
대변인은 "은행 내의 탐지 장치와 현금 지급기 등에서 위조지폐는 쉽게 감별되고 있으며, 이 지폐가 인출되거나 입금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적발된 위조지폐 규모에 대해서도 "엄청난 규모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FT는 "중국 정부가 위조지폐를 근절하지 못하는 것은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라며 "중국에서는 위조품, 무허가 상품 등이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 정부가 위조품 등에 대해 법적 제제를 가한다기보다 공공 캠페인의 형식으로 대처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법에서는 위조지폐를 보유 중이거나 사용하는 사람은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받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