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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위협에 수사까지 `미네르바` 잠수?

임일곤 기자I 2008.11.06 16:23:39

아고라 경제논객 `미네르바` 활동 뜸해져
갈수록 `신비한 인물`..추천 경제서적 돌풍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이제 병원 간다. 잡혀 가기는 뭘 잡혀 가니. 내일 병원 가서 요양 치료나 받으로 가는데, 늙어서 요양 가서 눈 감는거지"

사이버 경제논객 `미네르바`가 활동을 접겠다는 뉘앙스의 게시물을 남기고 이틀째 감감무소식이다. 최근 그에 대한 살해 위협과 사정당국의 수사가 거론되는 상황이라 절필하는 것 아니냐는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네르바는 다음(035720) 토론게시판 `아고라`에서 활동 중인 사이버 경제 논객이다. 최근 금융위기 및 환율폭등 등을 예견해 네티즌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아고라에선 그에 대한 지지가 숭배로 바뀌는 분위기다.

지난달까지 미네르바는 온라인 상에서 `쪽집게` 경제전문가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는 정도였다. 최근에는 오프라인으로도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당 의원이 "검증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전달될 우려가 있다"며 "사정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김경한 법무무장관은 "그 내용이 범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한다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한다"며 수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상황을 제대로 진단한 것도 죄가 되는 세상이 된 것인가"라며 "바른 말을 하면 잡혀가던 유신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섬뜩한 얘기들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도 "정부는 바른말 하는 사람을 등용시켜 자문을 구할 생각은 안하고 잡아갈 생각을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미네르바는 자신에 대한 수사 가능성이 거론되자 게시물을 통해 "난 구속 수사 말고 시청 앞에서 화형을 시켜 줘라. 불로 일으킨 인생.불로 마감 하련다. 무에서 무로. 재로"라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살해 협박을 당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게시물에서는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당분간 오프라인에서 영업에 열중 해야지, 살해 위협까지 받고 그만 쓰라니"라며 최근 누군가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미네르바의 온라인 활동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미네르바는 아고라 게시판에 지난달에는 매일같이 최소 2개에서 10개까지 게시물을 올리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으나 이달 들어서는 지난 4일 3건을 올린 게 전부다.

미네르바는 네티즌과 일반 투자자는 물론 언론사에서도 크게 관심을 갖고 있다. 네티즌과 일반 투자자들은 아고라에 자신의 e메일 주소를 밝히며 투자 정보를 보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언론사들도 백방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네르바는 자신에 대한 정보를 노출하기를 꺼려하는 상황이라 그에 대한 행적은 갈수록 묘연해지고 있다.

미네르바가 점차 신비스러운 존재로 부각되면서 그가 언급한 경제 서적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네르바는 평소 게시물을 통해 경제서적을 많이 읽고 공부하라는 조언을 하는데 이를 따르는 네티즌들의 열성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보다 판매가 급증하는 일부 경제지들이 있어 이유를 알아보니 미네르바가 추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얼마전 미네르바가 회계 관련 책을 추천해 앞으로도 기획전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네르바가 언급한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란 경제서적은 지난 한주 예스24에서 평소 8배가 넘는 400권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르바는 게시물을 통해 경제, 특히 회계에 대한 학습을 강조하고 세밀한 학습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 신문을 사서 형광팬으로 모르는 단어가 나오거나 이해가 곤란한건 수시로 밑줄을 긋는다. 그런 후에 집에 와서 경제 사전이나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살펴 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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