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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넘어 경북 전역 펄펄…폭염이 '재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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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기자I 2026.08.02 15: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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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낮 최고 38도…대구·경산·경주 일부 ‘폭염중대경보’
누적 온열질환자 240명·경북서 1명 사망…전국 환자의 13.5%
운문댐 가뭄 ‘심각’·보현산댐 저수율 16.4%…생활·공업용수도 긴장
야외작업 중단·취약계층 보호 강화…낙동강·금호강 대체취수 확대

[대구·경북=이데일리 홍석천 기자] 대구·경북의 폭염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분지인 대구에 집중됐던 기록적인 고온이 경산과 경주, 포항 등 경북 내륙과 동해안으로 확산하면서 폭염이 지역 전체를 위협하는 복합재난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밤사이에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강수량 부족까지 겹쳐 농업·생활·공업용수 공급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2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낮 2시 30분 기준 경주 낮 기온이 40.2도를 기록했다. 2018년 기록한 39.8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다.

대구와 포항, 구미, 김천 지역도 기온이 40도 안팎까지 치솟으며 극심한 가마솥 더위가 이어졌다. 오전 6시 기온도 대구 28.8도, 포항 29.3도, 영천 27.3도, 상주 26.7도 등을 기록했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남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대구 중부와 달성 남부, 경북 경산과 경주 중북부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했다. 폭염중대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내려지는 최상위 폭염특보다.

대구 군위와 달성 북부, 경북 구미·영천·청도·고령·성주·칠곡·상주·문경·예천·의성·청송·영덕·포항 등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봉화 산지를 제외한 대구·경북 대부분이 사실상 폭염 위험권에 들어간 셈이다. 오전 10시 기준 최고 체감온도는 경주 감포 36도, 울진 35.5도, 고령 35.3도, 포항 기계 35.1도까지 올랐다.

과거 대구를 지칭하던 ‘대프리카’라는 말도 더는 현재의 폭염 양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최근에는 경산·경주·포항·의성·영덕 등 경북 내륙과 동해안의 기온이 대구를 웃도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 대구·경북 최고기온도 대구가 아닌 의성에서 나왔다. 의성은 2018년 8월 1일 40.4도를 기록했다. 폭염 위험이 특정 도시에서 경북 전역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극한더위의 일상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은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31일까지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240명이다. 대구가 58명, 경북이 182명으로 두 지역 환자는 전국 온열질환자 1781명의 13.5%를 차지했다.

경북의 온열질환자 수는 경기 372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지난달 29일에는 경북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6명 가운데 1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고령자와 야외 노동자, 농업인, 독거노인, 쪽방 거주자 등 폭염 취약계층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기온뿐 아니라 습도까지 높아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않으면 체온 조절 기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열대야가 장기간 이어지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낮 동안 올라간 체온과 피로가 밤사이 해소되지 못해 열탈진과 열사병,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폭염 피해는 인명 분야를 넘어 용수 공급으로 번지고 있다. 비가 적게 내린 데다 고온으로 증발량까지 늘면서 대구·경북 주요 댐의 저수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6월 30일부터 7월 29일까지 대구·경북의 강수량은 181.0㎜로 평년 238.1㎜의 70.3%에 그쳤다. 최근 1년간 대구의 누적 강수량도 704.9㎜로 평년의 65.6%, 경북은 966.5㎜로 평년의 82% 수준에 머물렀다.

주요 댐 저수율은 보현산댐 16.4%, 김천부항댐 25.4%, 운문댐 27.2%, 군위댐 29.4%, 성덕댐 30.8%, 영천댐 33.4%, 안동댐 40.3%, 임하댐 42.9%로 떨어졌다.

대구 지역 상수원인 운문댐은 가뭄 최고 단계인 ‘심각’에 진입했다. 안동·임하·성덕댐은 ‘주의’, 영천댐도 ‘주의’ 단계다. 대구 수성구·북구·동구·달성군과 경북 칠곡·영천·경산·청도는 생활·공업용수 가뭄 ‘경계’ 지역으로 분류됐다.

포항에서는 형산강 수위가 낮아지고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유강정수장 취수원의 염도가 높아지자 취수원을 영천댐과 임하댐으로 변경했다. 영천댐은 포항 철강산업단지의 주요 공업용수 공급원이어서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산업 현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북도민일보

정부와 대구시·경북도는 폭염과 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운문댐에서는 하천유지용수 공급량을 줄이고 낙동강과 금호강 대체취수를 확대하고 있다. 가뭄이 계속되면 금호강 도수로를 추가 가동해 대구와 경산·영천·청도 등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할 방침이다. 포항도 영천댐과 임하댐을 연계한 대체 용수 공급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폭염중대경보 지역에서는 필수 업무를 제외한 야외활동과 실외작업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농촌과 건설 현장에서는 가장 더운 시간대인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작업을 피하고 작업자에게 물·그늘·휴식시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지자체도 무더위쉼터 운영시간 연장, 쪽방촌과 독거노인 방문 확인, 노숙인 보호, 도로 살수, 그늘막과 쿨링포그 가동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폭염이 일시적인 여름 날씨가 아니라 인명과 농업, 산업, 용수를 동시에 위협하는 재난으로 바뀐 만큼 대응 역시 취약계층 보호와 용수 관리, 노동 안전을 결합한 상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중대경보 지역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더위가 예상된다”며 “야외활동과 실외작업을 중단하고 그늘이나 무더위쉼터로 이동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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